맥스터, 올해말~내년초 포화…월성 2~4호기 중지 우려
찬반측 모두 공론화 반대…기자회견·천막농성 등 진행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맥스터) 포화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증설 여부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원자려국민연대, 원자력정책연대, 에너지흥사단 등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 및 한국수력원자력 월성본부 노동조합과 지역 주민 등은 21일 경주시청 본관 앞에서 맥스터 증설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병기 원자력국민연대 공동의장은 "맥스터를 적기에 추가 건설하지 못하면 월성 2~4호기는 자동으로 정지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며 "적법한 절차에 의해 결정된 원전산업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월성 1호기 폐로, 신한울 3·4호기 일방적 중단 등으로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창호 에너지흥사단 단장은 "법적근거가 없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 정책건의서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됐고, 이 정책건의서에 지역공론화 내용이 포함되면서 맥스터 증설의 발목잡고 있다"면서 "맥스터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대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21일 경주시청 본관 앞에서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들이 맥스터 증설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원자력정책연대


반면 경주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단체들은 '월성원전 핵쓰레기장 추가건설 반대 경주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4일부터 경주역 광장 인근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위원회는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2016년까지 고준위 핵폐기물을 다른 도시로 반출한다고 약속했으나, 경주시민에게 돌아온 것은 이를 경주에 더 쌓아두기 위한 맥스터 증설"이라며 "불법을 합법으로 위장시키는 기만적 공론화를 멈춰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들은 다음달 30일까지 농성을 예고했으며, 공론화 상황에 맞춰 농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맥스터 증설에 반대하는 시민 2만명의 서명을 받아 경주시에 제출하고, 홍보 캠페인 및 시민행진 등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 19일 경북 경주시 경주역 앞에서 '월성원전 핵쓰레기장 추가건설 반대 경주시민대책위원회'가 맥스터 증설을 반대하는 천막농성·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한수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맥스터를 포함한 건식저장시설에는 32만1960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돼 있다. 이는 저장용량의 97.56%로, 이르면 내년 11월, 늦어도 2022년 3월에는 포화상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한수원은 2016년 4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추가 건설 허가를 신청했으며, 원안위는 올해 초 7기 추가 건설을 승인한 바 있다.

업계는 행정절차와 공사 등 완공에 19개월 가량 소요된다는 점에서 포화를 막기 위해서는 지난달에는 증설에 착수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전이용률 적용 범위 등을 근거로 포화시점을 다르게 산출할수는 있지만, '골든 타임'을 넘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검토위원회는 다각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증설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문가들도 의견을 모으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론화를 통해 적시에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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