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구 한 호텔서 두번째 기자회견 "용서할 수 없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구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불투명한 회계운영 등 비리 의혹을 폭로한 '위안부 피해 당사자' 이용수 할머니(92)는 25일 "정대협이 위안부를 이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은 30여년 전인 1992년부터 윤미향(당선인)에게 이용만 당했다"고 밝혔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오후 2시 40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지난 7일에 이어 2차 기자회견을 갖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에 대해 "그때(1992년)부터 윤미향 당선인이 모금을 했고 사용처를 알 수 없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휠체어를 타고 회견장에 모습을 보이며 수척한 모습이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의 전신)는 일본에 의해 공장에 끌려갔다온 사람들이어야 하는데 위안부들로 채워졌다"며 "어젯밤 가만히 생각하니까 이럴 수가 있나. (일본측에) '사죄해라 배상해라'고 하는데 일본 사람들이 알아야 배상하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5월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울먹이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어 이 할머니는 "(정신대와 위안부 할머니가) 뒤섞여서 수십년을 주장한 것은 하지 말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위안부하고 정신대하고 어떻게 같습니까. 위안부는 생명을 걸어놓고 거기 가서 죽은 사람도 많다. 정대협이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는데 거기에 해당하지도 않았는데 뭣 하러 그들(일본)이 사죄하고 배상하겠습니까"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공장에 갔다 온 (정신대) 할머니하고 위안부, 아주 더럽고 듣기 싫은 위안부하고는 많이 다르다"며 "농구경기장을 방문해 모금을 한 적 있었는데 왜 그런 줄 몰랐다. 30년간 사죄 배상을 요구하며 학생들까지 고생시켰다. 학생들 돼지(저금통) 털어서 나오는 돈도 받아서 챙겼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윤미향 당선인 거취와 정의연의 회계부정과 관련해 이날 "그건 제가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 사람은 자기 맘대로 했으니 사퇴를 하든 말든 그건 말 안 하겠다. 죄는 지은대로 검찰에서 밝혀질 것이다. 검찰에서 (해결)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 윤 당선인을 만나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윤 당선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회견장에는 윤 당선인과 함께 대구지역에서 위안부 운동을 해온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 및 최봉태 변호사 등의 모습 또한 보이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향해 "늦게까지 산 것이 죄냐. 하늘나라에 가서 할머니들한테 '내가 이렇게 해결하고 왔다'고 말하며 빌 것"이라며 "뭣 때문에 용서를 바라나, 속이고 이용하고 재주는 곰이 하고 돈은 떼 사람이 받아 먹었다"며 격노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미리 준비한 회견문을 취재진에게 보라고 한 뒤 입장을 밝혔고, 특히 윤 당선인에 대해서는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다만 이 할머니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기존 수요집회에 대해 "데모(수요집회) 방식을 바꾼다는 거지 끝내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본과 한국은 이웃나라다. 일본 한국을 학생들이 왕래하고 세월이 가며 학생들이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