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혐의' 입증하려면 범행 장악하고 지배력 가져야…녹취록 외 다른 증거는?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간의 '검언 유착' 의혹을 놓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궁지에 몰렸다.

법원의 영장 발부로 피의자인 이 전 기자를 구속하는데에는 성공했지만, 21일 검찰 조사에서 한 검사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이 전 기자측이 녹취록 전문과 녹음파일도 전면 공개하면서 수사팀(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정진웅 부장검사)의 혐의 입증에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검언 유착, 말 그대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범행 사실 전체를 장악하고 시작부터 끝까지 지배력을 가져야 한다는게 '공모 혐의' 입증의 전제인데 지금까지 나온 녹취록 내용 만으로는 부족하다는게 법조계 시각이다.

대법원 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측이 일심동체가 되어 범행을 장악하고 지배력을 가져야 공모 죄를 인정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비호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지휘를 받고 있는 수사팀의 운명은 오는 24일 첫 갈림길에 놓인다.

   
▲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매진하고 있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7월 17일 구속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사진=연합뉴스
24일 수사팀과 피의자측은 수사 및 기소의 합당성을 놓고 열리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공방을 벌인다.

수사팀은 녹취록 외에 또다른 수집 증거를 제시할 것으로 보이고 피의자인 이 전 기자측은 한 검사장까지 가세해 방어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앞서 수사팀은 "증거 자료를 수사심의위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한 만큼 녹취록 외에 어떠한 추가 증거가 있고, 그 증거력은 어떨지가 가장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17일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발부 사유로 "피의자는 피해자를 협박하려 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며 "이러한 혐의사실은 매우 중대한 사안임에도 피의자와 관련자들은 광범위하게 증거를 인멸해 수사를 방해했다"고 밝혀 추가 증거의 여지를 암시했다.

수사팀 또한 자신들이 제시한 녹취록 내용이 혐의 입증에 부족하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범죄혐의 유무는 특정 녹취록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확보됐거나 앞으로 수집될 다양한 증거자료를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 검사장은 수사심의위 결과와는 별개로, 관련 보도한 KBS 기자와 수사 정보를 제공한 수사기관 관계자 등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또한 KBS를 상대로는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친문' 이성윤 지검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겨냥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한 검사장. 24일 열릴 수사심의위에서 어떤 법리로 맞서고 수사팀은 어떤 증거를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