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10월, 늦어도 11월에 임원인사 예정...코로나19 타격으로 신속한 인사로 변화 모색, 실적 부진 계열사 임원진 '긴장'
   
▲ 지난 7월 14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웨비나(Webinar)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한 모습./사진=롯데그룹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그룹이 2021년 정기임원인사 시기를 대폭 앞당길 예정이다. 재계에서 정기임원인사를 늦게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롯데그룹은 2021년 인사를 빠르면 10월이나 늦어도 11월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월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이 물러나는 등 창립 이래 최초의 여름 중간 인사를 단행했던 롯데는 연말 인사를 통해 후속 인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또 코로나19 등으로 그룹 전체적인 실적이 매우 부진한 탓에 신속한 인사를 통해, 2021년 초부터 임직원들이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도 담겨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빠르면 이달, 늦어도 11월 초에 2021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롯데는 최근 계열사 600여명의 임원들에 대해 최근 3개년 자체 인사평가를 추석 연휴 전인 9월 말까지 접수 완료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년보다 약 20여일 앞당겨 진행된 것이다. 

롯데는 1967년 창립 이래 사상 처음으로 8월에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롯데 2인자'로 불렸던 황각규 부회장이 물러났다. 롯데 안팎에서는 '충격적인 인사'로 받아들여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황 부회장이 물러난 만큼, 연말 인사를 통해 '황각규 라인'을 정리하는 등 인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신 회장은 일본과 미국 등에서 성장했고 공부도 해외에서 한 만큼, 인사에 있어 학연과 지연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히려 임원들 간에 학연과 지연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황각규 라인은 '서울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기간 그룹 내 인사를 담당했고 서울대 출신인 윤종민 전 롯데지주 경영전략실 사장은 지난 8월 인사에서 롯데인재개발원으로 이동했다.
    
롯데 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는 빠르면 10월이나 늦어도 11월경에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라며 "황각규 부회장이 물러난 만큼 그의 편에 섰던 임원진들이나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사 임원진들은 떨고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롯데가 인사를 서두르는 이유는 코로나19 등으로 그룹 실적이 최악 수준으로 악화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유통,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호텔롯데에다 그룹의 또 다른 축이었던 석유화학(롯데케미칼 등)까지 부진을 겪으면서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롯데지주의 컨트럴 타워 역할을 축소하고 BU(사업부)장의 역할을 강화하는 기조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롯데는 이른 인사를 통해 임직원들이 내년 초부터 바로 새해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예년에는 주로 연초에 후속 인사가 마무리되고 3월부터 새해 업무에 들어갔었다.

임원진 중에는 지난해까지 호텔&서비스BU장을 맡다가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옮긴 송용덕 부회장의 힘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인사에서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간 이동우 전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는 아직 큰 힘이 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희태 유통BU장(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우는 롯데쇼핑의 실적 악화와 롯데온의 '요란했던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 부회장은 최근 복합쇼핑몰 롯데몰 사업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됐고, 황 전 부회장을 대신해 '한국 유니클로'(에프알엘코리아)'의 신규 등기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8월에 중간 임원인사가 있었기 때문에 예년보다 인사 시기는 빨라질 것으로 보이나 10월은 절차상 무리가 있다고 보며 11월 중에 인사가 발표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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