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 확대 등 자동차산업 변화 대처…메가시티 관련 소재 개발
탈탄소화 트렌드 맞춤형 방안 고심…ESG 관심 고조·탄소국경세 도입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코로나19 장기화 및 환경 이슈로 인한 트렌드 전환 등으로 철강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는 가운데 포스코가 이를 돌파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철강 수요는 올해 대비 4.1% 늘어난 17억9510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는 올해(-2.4%)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지난 5월 중순 이후 대부분의 국가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됐으나, 봉쇄조치(락다운) 기간 발생한 수요 하락을 만회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철강협회는 대부분 지역의 수요 회복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유럽연합(EU),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한국·일본 등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을 비롯한 지역에서는 올해 감소폭이 내년 증가폭 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공급과잉이 2016년 7억7900만톤, 2017년 6억4400만톤, 2018년 5억4700만톤, 지난해 5억1900만톤에 이어 올해 6억600만톤으로 예상되는 등 수급부진이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사진=연합뉴스


포스코는 뉴모빌리티 및 메가시티 등에 필요한 소재 개발로 이같은 어려움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경량화가 중요한 이슈로 꼽히는 전기차와 수소차 소재의 경우 초경량 고강도 차체 및 샤시 소재 등으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과 탄소섬유를 앞세운 석유화학업계와의 경쟁에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케미칼을 필두로 광양공장 양극재 생산력을 잇따라 늘리는 등 2차전지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양극재는 리튬 2차전지 소재 시장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기차배터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한다.

고성능·다기능 친환경 강재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을 필두로 메가시티가 늘어나는 등 도시화가 촉진되고, 건축물·인프라 분산 배치 및 자연재해·미세먼지 대비가 이슈로 떠오르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6일 (왼쪽부터) 애나마리 멘헤르(Annemarie Manger) 타타스틸 유럽 디렉터, 에른스트 호흐네스(Ernst Hoogenes) CTO, 이덕락 포스코 기술연구원장, 천시열 생산기술전략실장이 하이퍼루프 관련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타타스틸 유럽과 함께 하이퍼루프 전용강재와 구조 솔루션을 개발하고 글로벌 프로젝트에도 공동 참여한다. 하이퍼루프는 저압의 튜브 안에서 시속 1000km 가량으로 운행할 수 있는 자기부상 고속철도로, 2013년 일론 머스크의 소개로 주목 받았다.

철강은 다른 소재 대비 내부 압력을 최대한 진공상태로 오랫동안 유지하는 기밀성 및 튜브 연결부위의 가공성 등이 우수하는 점에서 적합한 소재로 꼽힌다. 양사는 지름 약 3.5m의 강철 튜브를 제시하고, 맞춤형 고품질 철강재 및 튜브 디자인을 개발할 계획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미국과 EU가 탄소국경세를 도입을 추진하는 등 탈탄소화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포스코는 월드프리미엄(WP) 제품의 하나인 기가스틸을 사용하면 자동차의 무게를 줄여 연비 개선을 돕고, 누적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도 기존 대비 10% 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슬래드로 만드는 인공어초 브랜드 '트리톤'을 통해 해저에 있는 CO2를 흡수하는 '블루카본' 효과도 창출하고 있다. 트리톤으로 조성한 바다숲은 1헥타르당 연간 3~16톤 규모의 CO2를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철강업계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공정상 부득이하게 나오는 CO2와 철강공정 부산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수소에 기반한 철강공정 탈탄소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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