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수위를 논의할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징계위) 개최를 이틀 앞두고 윤석열 총장 측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간의 공방이 팽팽히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는 앞서 "개최 일자를 2차례 연기하면서 충분한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는 분위기다.
법무부가 징계위 개최와 관련해 윤 총장 요청을 들어줄 의무는 없으나, 문재인 대통령도 언급했던 방어권 보장 및 공정성 차원에서 필요한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윤 총장 측은 지난 7일 징계위 간사인 김태훈 법무부 감찰과장에게 징계위원 명단·징계위 절차 매뉴얼·누락된 감찰 기록 등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2000쪽 분량의 감찰 기록을 보내면서 언론시가 스크랩·법조인 대관 내용·관계법령 등으로 그 내용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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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
추미애 장관이 제기한 윤 총장의 6가지 혐의 중 가장 큰 논란을 빚은 '판사 문건' 의혹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해당 감찰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양측이 징계위를 앞두고 가장 큰 힘겨루기를 벌이는 지점은 징계위원 명단 공개 여부다.
징계위는 청구인인 추 장관을 제외하고 6명의 징계위원으로 구성된다. 이중 알려진 것은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 1명 뿐이다.
윤 총장은 징계위원 기피 신청을 위해 징계위 명단을 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김태훈 과장은 "전례가 없다"며 "8일까지 명확한 입장을 주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8일 윤 총장 측에 "징계기록을 추가로 교부하겠다"고 연락했으나 실제로 어떤 기록을 공개할지는 미지수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징계위 절차 매뉴얼을 달라는 윤 총장 요청에 "없다"며 거절했고, 누락된 검찰 기록 문건에 대해서도 "(조사 참여한) 당사자들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바로 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징계위원 기피 신청이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라는 점이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이날 본지 취재에 "법무부가 지금처럼 불공정한 징계위 개최 절차를 갖는다면 징계위가 검찰총장에게 중징계를 내려 내쫓을 경우 그에 따라 이어질 행정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사실상 징계위 열리기 이전에 윤 총장 측 가처분 신청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며 "평등권 침해 비교대상이 누구인지 등 따질 쟁점이 많은데 헌법재판관들이 이에 대해 정리해 평의를 거치는 것은 시간상 너무 촉박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윤 총장에 대한 이번 징계위는 내년 1월 21일 시행 예정인 검사징계법 개정안 이전에 이뤄지는 것으로, 앞서 법 개정 사유로 지적된 불공정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인 김종민 의원의 대표발의로 통과된 검사징계법 개정안에 따르면 징계위원은 현행 7명에서 9명, 외부위원은 3명에서 5명으로 늘어 과반을 차지한다.
추천 또한 법무부 장관이 전부 지명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변호사협회장·한국법학교수회장·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의 추천권이 보장된다.
어느 한 쪽의 불복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객관적이고 엄정한 징계 과정이 필수다. 앞으로 이틀간 법무부가 윤 총장 측에게 어떤 정보를 어느 시점에 제공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