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로지스 "초저온 유통 시스템 구축 중"
가시화 이전 단계이지만 선제적 준비 차원
GC녹십자랩셀, RFID 태그 적용한 물류 강점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내 도입을 앞두고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이 가능한 바이오물류 운송 기업들에 관심이 쏠린다. 수입·유통사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이지만 일부 기업에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 코로나19 백신 운송. /사진=연합뉴스


8일 업계에 따르면 콜드체인이 필수적인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꼽힌다. 

화이자 백신은 메신저리보핵산(RNA) 방식으로 개발돼 일반 냉장 온도(2~8도)가 아닌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효과가 볼 수 있다. RNA 특성상 불안정한 구조를 취하고 있어 온도가 높으면 쉽게 분해되기 때문이다. 화이자와 같은 방식으로 개발된 모더나 백신의 보관 조건은 영하 20도 유지 조건에서 최대 6개월까지, 영상 2~8도에서는 30일까지 약효를 보인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해외서 들어오는 수입 백신은 국내 공항으로 운송된 뒤 국내 물류 수송 체계를 통해 각 의료기관으로 전달된다. 운송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촘촘한 운송망을 먼저 구축하는게 관건이다. 만일 그렇지 못한다면 지난해 독감 백신과 같이 전량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또 유통 과정을 얼만큼 정확하고 신속하게 하느냐에 따라 상용화의 속도도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화이자는 백신 특수 보관함을 제작했다. 영하 70도에서 10일 간 최대 5000회 분의 백신 보관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에서 기내에 초저온 냉동창고를 마련하는 등 보관함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수송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는 초저온 보관이 가능한 센터 개설에 집중하고 있는데, 영하 70도 이하로 유지되는 한국초저온의 냉동창고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 유통을 담당하는 기업으로는 동아쏘시오그룹의 자회사 용마로지스와 GC의 자회사GC녹십자랩셀이 거론된다. 용마로지스는 지난 40여년 간 다양한 의약품을 비롯해 독감 백신을 운송해온 이력이 있다. 동아쏘이오그룹 관계자는 "초저온 상태로 운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며 "백신 유통사 선정과 관련해선 아직 진척된 사안이 없지만 만일을 대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GC녹십자랩셀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 물류 사업을 영위 중이다. 이 회사는 운송 과정에서 제품의 손상도나 적합한 온도, 습도의 추적 관리가 가능한 스마트태그(RFID)가 강점으로 꼽힌다. GC녹십자 계열사의 모든 물류 사업을 GC녹십자랩셀이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GC녹십자랩셀이 정부의 긴급 운송 과제를 맡고 있다는 점도 유력 후보에 힘을 보탠다. 현재 이 회사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상당 수의 코로나19 검체를 본사로 수거해 음성, 양성으로 분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GC녹십자랩셀 관계자는 "검체 운송 역량을 보면 알다시피 바이오 물류를 유통할 수 있는 전국망이 갖춰져있다"고 했다. 

반면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해당 백신은 독감 백신처럼 영상 2~8도에서도 보관이 가능해 큰 어려움 없이 각 의료기관에 배송될 수 있을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국가출하승인 이후 실제 접종에 쓰이게 된다.

보건 당국은 최근 선구매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일부 물량이 다음달 중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접종도 해당 시기에 맞춰 진행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신은 의료기관 종사자와 요양병원시설 고령자에 우선 접종된다. 식약처는 현재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심사 규정'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심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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