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현안에 연일 목소리 내면서 존재감 과시
이낙연 지지율 하락세 속에 본격 대권행보라는 시각
측근그룹, 바닥 조직 다지고 정책 구상하면서 준비 중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새해 들어 정세균 국무총리가 달라졌다.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과 달리 연일 현안에 대해 쓴소리를 날리고 있다. 이낙연·이재명으로 고착화돼 온 여권의 대선주자를 향한 본격 몸풀기라는 평가들이 나온다.

정 총리는 28일 LG에너지솔류션과 SK이노베이션 간의 2차 전지 소송에 대해 “낯부끄럽다”면서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양사 간 소송과 관련해 정치권 언급은 자칫 부당한 압력으로 비칠 수 있어 공개적인 발언은 없었다. 

때문에 정 총리의 이번 발언은 무게감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 총리의 발언이 전해진 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일제히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실보상제에서도 정 총리의 영향력이 드러났다. 정 총리는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손실보상 제도화방안을 국가재정이 감당하는 범위 내에서 검토하되, 현장 의견을 세심히 반영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보이자 정 총리는 “여기가 기재부 나라냐”며 크게 질책했다. 기재부는 정 총리에게 “손실보상제 제도화에 반대한다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세균 국무총리./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지난 28일 목요대화의 주제 역시 손실보상제에 맞춰졌다. 코로나19 영업손실보상 법제화 방안 마련을 위한 이번 목요대화에는 당정 인사들 뿐 아니라 소상공인연합회와 외식업중앙회 대표들과 전문가 그룹이 참여한다.

정 총리의 이같은 움직인은 한때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렸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하락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새해 벽두부터 제시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이 무산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여기에 이익공유제마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반등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경쟁자의 위기는 정 총리에게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정 총리는 당 대표와 장관 뿐 아니라 국회의장으로서 3부의 수장까지 지냈다.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구에서도 2번 당선됐다. 자연스레 정치적 여정의 마지막 종착지로 대선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정 총리는 전북 진안 출신으로 이 대표와 지지층이 겹친다. 이 대표의 지지율이 호남에서도 하락세인 점을 감안하면 정 총리가 파고 들어갈 틈이 충분히 만들어진 셈이다.

측근그룹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정 총리가 현직 총리 신분으로 행보가 자유롭지 않은 만큼 측근들이 여의도와 외곽에서 대권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모양새다. 이미 바닥 조직을 다지기 시작했고, 학계 등 각계 전문가들과 소통하면서 경제에 초점을 맞춘 정책 구상에도 착수했다. 

4월 재보궐선거 직후로 예상되는 정 총리의 여의도 복귀와 동시에 곧바로 대선캠프를 가동할 수 있게 사전 준비를 할 방침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취임 직후부터 코로나19 방역에 힘 써온 만큼 이번 사태를 잘 진정시키면 정 총리에게는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면서 “4월 재보궐선거 이후 ‘정치인’ 정세균으로 돌아온다면 여권의 대권구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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