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본격 경선 시작에 여론 집중...스포트라이트 필요
결국, 박영선 지지율이 앞서자 제안 수락 "단일화 해야"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경선’ 제안을 받아들였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두달여 앞두고 야권의 ‘토너먼트식’ 단일화 경선의 첫 단추가 끼워진 것이다. 안 대표의 제3지대 경선 수락은 결국 여론의 관심을 놓치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 전 의원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면서 “우리가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B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금 전 의원의 제안을 100% 받아들인 것이다.

금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의 결단을 환영한다”면서 “안 대표가 말한 조건은 흔쾌히 받아들이겠다. 적어도 설 전에 만나서 서울시민 앞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오는 4일 회동한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안 대표가 ‘최선’이라 강조해온 국민의힘 본경선 참여를 포기하고 제3지대 경선으로 선회한 배경은 결국 ‘여론의 관심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출마 선언에서부터 야권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입당 없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경선 모드로 전환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이 안 대표는 주목도에서 멀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의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차기 서울시장 적합도 조사를 실시해 지난 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4.6%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꼽았다. 안 대표는 22.4%로 두 후보 간의 격차는 2.2%p 오차범위 내로 팽팽했다.

안 대표는 그간 여론조사기관들의 앞선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박 후보가 지난달 26일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여권 지지층이 박 후보 쪽으로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경선을 진행하게 되면 여론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안 대표만의 개인기로 선거를 이끌어가는 데는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약진했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질문에 대해 “이번 선거가 범야권에 굉장히 어려운 선거라는 걸 계속 말 해왔다”면서 “단일화를 해야 정권 교체 초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의 막판 단일화를 3자 대결이 아닌 1대1 대결로 좁혀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금 전 의원을 상대로 큰 격차로 앞서는 만큼 승산은 충분하다.

국민의힘은 ‘제3지대 경선’이 성사된 것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 후보가 단일화 돼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복잡하게 여겨졌던 야권 단일화 방정식이 훨씬 단순 명료해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윈지코리아컨설팅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