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체결시 글로벌 시장점유율 4.5%…4위와 초근접
중국 전문업체 손잡고 경제형 지게차 시장 공략 박차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두산인프라코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마감일을 맞아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합병(M&A) 성공 여부가 주목 받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4일 진행된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양사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5일 관련 내용이 공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합병이 완료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현대건설기계 자회사로 편입될 공산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4.5%로 높아지는 등 4위 스웨덴 볼보건설기계를 0.1% 차로 추격하게 된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3.3%(9위), 현대건설기계는 1.2%(21위)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굴착기·휠로더·굴절식 덤프트럭 등에 강점을 보이고, 현대건설기계가 굴삭기·지게차·산업차량 쪽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너치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명호 현대건설기계 상무도 "양사의 주력 부문이 모아진다면 품질이 향상되고 라인업도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우디 등 공략 포인트가 일부 겹치지만,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중국·유럽을 비롯한 시장에서 굵직한 성과를 올리고, 현대건설기계는 러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는 등 최근 수주 실적을 낸 지역이 상이하다는 점도 언급된다.

지난달 대법원이 두산인프라코어와 재무적투자자(FI)간 7093억원 규모의 소송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손을 들면서 중국법인(DICC) 리스크가 낮아진 것도 협상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이 DICC 잔여지분(20%) 취득에 필요한 자금을 부담하는 내용도 SPA에 포함될 전망이다.

   
▲ 두산인프라코어의 80톤급 굴착기 DX800LC·현대건설기계의 30톤급 굴삭기 HX300A(오른쪽)/사진=각 사


현대건설기계는 중국 저장성 소재 지게차 전문업체 UN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선진·신흥 시장을 타겟으로 삼는 등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에도 매진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형 지게차 판매량이 2016년 47만대에서 2019년 51만3000대로 늘어나는 등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연간 1만여대 상당의 중소형 지게차 생산력을 갖춘 UN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현대건설기계는 2~3.5톤 경제형 지게차 10종을 생산할 방침으로, 이를 동남아·중동·러시아·호주·중국·유럽 등에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UN 공장에 전용 조립라인 등 생산설비 및 개발시설을 확충하고, 2025년까지 중국 OEM 제품의 글로벌 매출을 1억달러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770억원을 들여 경기도 용인에 기술혁신센터도 준공했다. 4만㎡ 규모 부지에 신뢰성평가동과 완성장비 성능시험동 등을 갖춘 이 센터는 100여명의 연구인력이 상주하고, 첨단 ICT기술이 접목된 통합관제시스템을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40~80℃의 환경에서 장비 성능을 점검할 수 있으며, △강화되는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기술 △고효율·소음저감기술 △가상검증 시스템 고도화 등 다양한 연구 및 시험도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글로벌 건설장비 수요가 62~66만대, 산업차량도 47~49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대형·특수 건설장비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산업차량은 스마트 물류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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