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논란 38개 품목, 전체 매출 1.88%
신뢰도 하락에 바이오 사업 차질 우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바이넥스가 수탁·제조하는 의약품 38개 품목이 공정 논란을 빚으면서 판매중지 및 회수 처분을 받았지만 큰 매출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사진=픽사베이


11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이넥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중지 회수 처분을 받은 의약품 38개 품목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88%에 불과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합계는 약 25억원이다. 

앞서 바이넥스는 지난 8일과 9일 식약처로부터 부산 사하구 소재 합성의약품 제조소에서 생산되는 의약품 38개에 대한 제조·판매 회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대상 품목은 성분명 기준으로 덱시부프로펜, 시프로플록사신염산염수화물, 플루옥세틴염산염, 글리메피리드 등이다.

바이넥스는 제조 과정 중 원료 용량을 임의로 조작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변경된 부분을 식약처에 자진 신고했을뿐, 용량을 조작한 것은 내부고발자에 의해 불거진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표준작업지침에 따라 제조 공정을 거치고 있으며 의약품 안전성과 관련한 문제는 회사 존폐와 연관된 일이라 절대 있을 수 없다"면서 "이러한 의혹은 퇴사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식약처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명확해질 것이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기업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으로, 당장 매출 기준만 잡아 안도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넥스는 이번에 문제가 된 합성의약품 제조소뿐만 아니라 오송과 인천에 바이오의약품의 위탁 제조소도 갖추고 있는 회사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이미지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급감한 상황에서 당장 매출 규모로만 따져서 될 문제는 아니다"며 "식약처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바이넥스 사태는 제네릭(복제약)의 무작위한 위탁 생동으로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위탁·공동 생동 '1+3 제한'의 신속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국회 입법을 위해 적극 협조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협회가 주장하는 규제는 제조업체 1곳에 위탁 제조사 3개까지만 생동시험을 허용하는 것이다. 

반대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제약이나 제조업체 1곳에 위탁 제조사 3개만 허용한다고 해서 합성의약품 품질에 차이가 과연 날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그것보다 품질관리 규제를 더욱 깐깐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원료 조작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신뢰도 하락도 우려된다. 지난 2019년 코오롱생명과학은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의 성분을 조작한 혐의로 품목허가 취소를 받았으며, 메디톡스는 무허가 성분으로 보툴리눔 톡신을 제조 및 판매해 품목취소를 받았다. 

한편 식약처는 바이넥스 사태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며 추후 결과에 따라 해당 품목들의 판매 지속 여부와 추가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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