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주요 교통거점과 골목골목 누비며 '시민 곁으로' 다가가 지지 호소
'문재인 정부 반일 프레임'으로 해고된 청년의 눈물에 "희망 주는 서울시 될 것"
[미디어펜=조성완 기자]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3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장대비를 뚫고 유세에 나섰다. 그는 서울의 주요 교통거점과 골목골목을 누비며 ‘시민 곁으로’ 다가가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의 이날 일정은 부인과 함께 한 사전투표로 시작됐다. 그는 당초 7일 본투표를 할 예정이었지만 사전투표 독려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내곡동 처가 땅을 두고 ‘셀프 보상’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정면돌파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투표 후 취재진과 만나 "많은 서울시 유권자분들이 토요일 휴일을 맞아서 사전에 (투표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아무래도 7일은 평일이다 보니 오늘 많이 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데 왜 높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아무래도 나라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게 수도 서울이기 때문에 서울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을 거로 생각한다"며 "지금 부동산 가격 상승을 비롯해 이 정부가 그간 잘못한 일들에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자 많이 (투표장에) 나오시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어제) 오 후보가 사퇴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오후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030세대 청년들과 함께 손을 들고 있다./사진=오세훈 후보 선거 캠프 제공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오후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진행된 유세 현장에 도착해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오 후보는 이어 강남구 수서역과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당내 경선에서 경쟁 상대였던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언급하면서 “서울 시내 구청장을 모두 빼앗겼지만 서초구만은 구민 여러분께서 든든히 지켜주셔서 일 잘하는 조 구청장을 배출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유세의 절정은 용산역 광장이었다. 이 자리에는 그간 오 후보와 경쟁을 벌인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수많은 시민이 광장은 물론 용산역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서서 유세현장을 지켜봤다.

나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철저히 망가뜨리고 있다"고 포문을 연 뒤 "4월 7일은 그동안 이 정권이 해놓은 모든 악행을 심판하는 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위선적이고 무능하고 독선적인 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이곳 용산을 발전시키려면 오세훈이 해야 제대로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마이크를 잡자 오 후보도 유세차에 올라 나란히 섰다. 안 대표가 “약속을 지키러 왔다. 야권이 이겨야 대한민국이 살 수 있다는 약속을 지키러 왔다”고 말문을 열자 일부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으며, “안철수 파이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어떤 분들은 문재인 정부에 '파파괴 정부'라고 말한다. 파도 파도 괴담만 나오는 정부”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을 언급하면서 “이런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 반드시 투표하셔서 기호 2번 오세훈 후보를 찍어주셔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2030세대 즉흥 유세’ 도중에는 일부 시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장면도 나왔다. 28세의 취업준비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청년은 "일본 면세점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가 만든 프레임 때문에 해고됐다. 취업 자금을 위해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식당 서빙을 하다가 각막이 손상돼 눈이 잘 안 보이게 됐다"고 말하는 도중 감정이 복받친 듯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을 흘리는 청년을 향해 시민들은 “힘을 내”, “울지 마” 등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오 후보 역시 어깨에 손을 얹고 한동안 청년을 위로했다.

오 후보는 "누가 이렇게 우리 청년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냐"며 "7일은 대한민국 국민이 이 우리 청년들을 울린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시즌2인 박영선 후보를 이기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와 안 대표는 새정치를 약속했다. 우리가 함께 공동경영하는 서울시는 지금 여기 서 있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서울시가 될 것"이라며 "힘을 합쳐서 그런 서울시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 공동경영의 모습은 아마도 우리 정치 역사상 여러분이 처음 보게 되는 모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서울 금천구 이동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오세훈 후보 선거 캠프 제공

그는 특히 "저에게 꿈이 있다면 우리 청년들이 기성세대가 됐을 때 자식들에게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뿐 아니라 공정과 상생의 정신으로 뒤처진 사람도 챙기면서 갈 수 있는 나라다'라고 자랑할 수 있는 성숙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모두 투표해주셔서 제가 일할 수 있도록,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오 후보는 용산역 유세를 마친 뒤 2021시즌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홈팀인 키움 히어로즈의 유니폼을 입고 야구팬들과 함께 '셀카'를 찍으며 인사했다.

이어 경선 상대였던 오신환 전 의원과 함께 유세 차량에 올라 금천구와 관악구 곳곳을 누비면서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는 금천구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영선 후보의 ‘청년층 5GB 데이터 바우처 지급’ 공약에 대해 "청년들은 '우리는 10만원에 넘어가는 젊은 세대가 아니다, 우리를 너무 쉬운 대상으로 본다'는 취지로 연설한다"며 "박 후보는 이런 젊은 층의 정확한 판단력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천안함 피격사건 재조사 철회 논란과 관련해서는 "선거 직전이 아니었다면 결국 재조사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예측된다"며 "선거 분위기 때문에 결론이 왔다갔다하는 정부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