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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할 줄 알았던 기아 노조 반전…"국내투자 집중하라"
김태우 차장 | 2022-08-11 15:00
"미래차 전환은 노동자 중심으로" 기아 노조의 경영권 침해
글로벌 전기차 경쟁력 확보 위한 해외투자는 "철회하라"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의 임금협상이 빠르게 마무리 되며, 원만하게 끝날 것으로 기대됐던 기아자동차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변수가 발생했다. 


기아 노조가 회사 측에 고용보장을 위해 더 구체적인 국내 투자계획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가 오토랜드화성에 PBV 전기차 생산라인 투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노조는 다른 공장의 잉여인력 발생까지 고려해 투자계획을 세우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아 전용 전기차 ‘EV6’ 생산라인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기아 노조)는 지난 10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자동차산업 대전환기 미래고용 확보를 위한 국내투자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현대차그룹은 국내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채, 미래고용과 관련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기아 광주공장에는 미래차에 대한 실질적 차종 투입 계획이 아예 없는 상태고, 경차를 생산하는 동희오토(협력사)는 전기차 시대에 자연도태를 피할 수 없는 사업장"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회사의 투자계획 자체가 미래 발전전략이 아닌 고용유지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기아 노조는 "자동차산업의 전환은 노동자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로보틱스, 항공 모빌리티 등 신사업 전개 속에 신규 인원에 대한 고용이 창출되면 청년 일자리를 늘릴수 있고, 산업 전환으로 축소되는 기존 공정에 대한 대안으로 고용불안이 발생하지 않지만, 사측은 전반적인 투자 항목에 대해서는 아직도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노조의 움직임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인력 수요가 줄어 고용 불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가 30%가량 줄어드는 만큼 조립에 투입되는 인력도 덜 필요하다.


노조가 조합원들의 고용보장을 위해 나서는 것은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현대차 노사 역시 임금협상 과정에서 이 부분에 공감대를 형성해 조기타결을 이뤄냈다. 하지만 기아 노조의 요구는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조합원들의 고용보장을 넘어 신규채용이나 투자 내용까지 자신들의 요구에 따를 것을 주장하는 것은 회사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월권이라는 의견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전환에 따른 인력수요 감소를 인위적인 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다. 다만 생산직 신규채용을 최소화 하면서 임직원들의 정년퇴직을 통한 자연감소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 측에 생산직 신규채용을 종용하면서 고용 규모 유지 등 잉여인력을 위한 일감확보를 위해 국내에 신규투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며, 경쟁력 확보와 시장 점유율 상승을 위해 글로벌 주요거점에 투자를 늘리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기아 노조는 무작정 국내 투자로 돌리고, 일자리를 보존시키라는 주장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무분별한 해외투자와 저임금 노동을 늘리는 방향의 전기차 생산 방식을 철회하고 국내공장 투자를 통한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아가 국내투자에 소극적인 것도 아니다. 지난 5월 기아는 오토랜드화성에 수천억 원을 투입해 연간 최대 15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30년까지 현대차와 기아 도합 144만  대의 연간 전기차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두 회사의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의 절반가량인 45%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기존 내연기관차보다도 국내 생산 비중이 높다.


이 목표까지 어떤 방식으로 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경영진이 판단해야 할 몫이다. 노조가 매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무기로 일일이 간섭할 일은 아니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도 고용보장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것은 기업의 윤리적 책임이지만, 산업 전환 대응 자체를 근로자를 중심에 두고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발상이자 경영권 침해"라면서 "기아 노조의 주장대로 해외투자를 중단하고 국내 고용인력 규모 유지에만 초점을 맞춰 투자한다면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회사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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