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갱신 계약 격차 지난해 1억6789만원→올해 1억1116만원
"전세시장 침체로 신규 거래가격↓…하락세 당분간 지속될 듯"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지난해 대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세시장 하락세가 본격화하면서 신규 계약 금액이 줄어든 영향이다.

4일 부동산R114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1월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전세거래(계약 기준) 중 동일 단지 내 같은 면적에서 지난해와 올해 모두 신규 및 갱신 계약이 1건 이상 체결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올해 갱신 계약 평균 전세거래 가격은 5억 3867만원, 신규 계약이 6억 4983만원으로 조사됐다.

신규 계약 비용이 갱신 계약보다 평균 1억 1116만원 높은 셈이다. 이는 지난해(6월 1일~12월 31일) 신규 계약 비용이 6억 7247만원, 갱신 계약이 5억 458만원으로 1억 6789만원 차이가 났던 점을 감안하면 5673만원 줄어든 수치다.

   
▲ 서울 아파트 계약 유형별 평균 전세거래 가격./사진=부동산R114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전셋값 격차가 감소한 원인은 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시장이 침체되면서 신규 거래가격이 낮아진 반면 갱신 계약은 2년 전보다 오른 금액으로 체결되면서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분석에 활용된 서울 아파트 4200개 면적 가운데 신규 계약 기준 올해 평균 전세거래 가격이 지난해보다 낮아진 경우는 60.4%(2538개)로 집계됐다.

반면 갱신 계약은 올해 평균 전세거래 가격이 지난해보다 낮아진 사례가 22.5%(944개)에 불과했다. 2년 전보다는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른 탓에 계약 갱신 시 보증금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셋값 하락세는 수치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지난달 28일 기준) 전세가격 변동률은 서울 –0.89%, 수도권 –0.95%, 전국 –0.69% 등으로 모두 조사 이래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서울 서초구의 경우 전셋값이 1.10% 떨어져 지난주(-0.81%) 대비 낙폭이 확대됐다. 은평구(-1.05%), 서대문구(-1.10%), 강북구(-1.08%), 성북구(-1.19%) 등도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 신규 계약 전셋값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대출 이자 부담 확대, 역전세 우려 등으로 월세 전환이 지속되는 데다 갱신권 사용으로 전세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가격 수준이 낮은 수도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신규와 갱신 전세계약 간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임대차 3법 도입 이후 불거진 전세 다중가격 현상에 대한 논란도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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