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차기 회장 선정에 사외이사 '만장일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예상을 깨고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그동안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조용병 회장은 그룹의 세대교체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용퇴를 결정했다.

   
▲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예상을 깨고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8일 오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진 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조 회장이 세대교체와 그룹의 미래를 고려해 용퇴를 전격적으로 결정한 가운데 치러진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한 투표에서 진 은행장이 만장일치로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진 내정자는 2026년 3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회추위는 진 은행장의 차기 회장 추천 배경과 관련해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하며 리딩뱅크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연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였다"며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에 유연하기 대응하며, 내외부의 역량을 결집할 리더십을 보유해 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진 은행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된 데에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진 내정자는 일본에서만 18년을 근무한 '일본통'으로 꼽힌다. 회추위도 진 은행장의 SBJ은행 법인장·신한금융지주 부사장·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은행장은 덕수상고,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과를 거쳐 중앙대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1986년부터 신한은행에서 근무를 시작한 진 은행장은 1997년 신한은행 일본 오사카 지점으로 발령받아 2008년 오사카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1년 일본 SH캐피탈 사장을 거쳐 신한은행의 일본 법인인 SBJ은행 법인장을 역임했다. 진 은행장은 SBJ은행 근무 당시 소매금융 시장을 공략해 SBJ은행을 고속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 은행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믿고 거래해 주신 고객들에게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많은 상처를 드렸기 때문에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조 회장의 연임을 점쳐왔던 금융권에선 예상을 뒤엎은 결과라는 반응과 함께 신한금융이 그룹의 세대교체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에 방점을 둔 인사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룹의 미래와 세대교체를 위해 전격 용퇴를 결정한 조 회장도 회추위 최종 면접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종 후보군에 좋은 후배들이 많이 올라와서 세대교체를 할 때가 됐다"며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책임에 대해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고 체제 교체를 통해 변화를 주는 게 조직에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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