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비용의 중국산 모델 글로벌 시장 선방
전기차 시장점유율 높은 1, 2위 업체 가격 할인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뛰어난 기술력과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중국 완성차보단 비싸고 테슬라도 할인에 들어가며 가격 차이가 줄어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의 할인으로 시장 내에서 가격경쟁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한국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최대 1000만 원, 중국 시장에서 13% 가량 인하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최대 20% 가까이 할인에 나섰다.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전기차 분야의 선구자로 불리는 테슬라의 가격할인은 경쟁업체들까지 긴장시키며 추가적인 할인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미국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포드역시 전기차 가격을 할인에 들어갔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기존 차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주문량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테슬라 실적발표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많은 주문이 밀려들고 있고 이런 주문속도는 생산량보다 많다고 밝힌 바 있다. 

가격 인하정책에 따라 미국에서 테슬라의 모델Y은 약 5만3000달러, 포드의 머스탱 마하는 5만4000~6만4000달러 수준으로 가격이 내렸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이 7500달러가 주어지면 가격은 더 저렴해진다. 

이에 반해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효로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 RWD 모델은 약 4만5500달러, 기아 EV6 롱레인지 RWD는 4만87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테슬라와 포드에 비해 가격적인 메리트가 거의 없어진 상태다. 

당장 할인된 가격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세금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판매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가격적인 메리트가 감소한 것에는 변함이 없다. 

더욱이 저렴한 가격에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도 현대차그룹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 전기차의 경우 경형모델이 많아 접근이 쉬운 것도 소비자들에게 장점으로 작용한다. 

중국은 지난해 독일과 한국을 제치고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세계 전기차 판매 모델 상위 10개 중 7개가 중국 업체 모델(우링-홍광미니, BYD-한, 송 플러스, 친 플러스, 위안 플러스 등)로 기록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가장 열심히, 가장 똑똑하게 일한다"며 "중국업체가 테슬라의 뒤를 이어 세계 2위의 전기차 업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 우링 홍광미니. /사진=우링 홈페이지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 인하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기차의 경우 수익이 크게 나는 모델은 아니지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으로 판매 물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할인 결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점유율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에 테슬라의 가격인하는 전기차 전체 시장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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