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H, 알콜과 무관...대사 이상으로 발병
한미약품·동아에스티 치료제 개발 선두에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당뇨병·고혈압 등 대사 이상 증후군으로 발생하는 지방간염(MASH)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까지 MASH 치료제가 없어 개발에 성공할 시 30조 원으로 전망되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등 유망성이 높은 분야로 꼽히기 때문이다. 

   
▲ 한미약품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4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환자 수만 4억 명에 이르는 MASH는 알코올 섭취와 무관하게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 과정의 이상으로 발병하는 지방 간염이다. 간 섬유화와 간경변의 발병률을 높이지만 현재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높다. 

한미약품은 MASH 치료제 개발에서 국내 기업들 중 가장 앞서고 있다. 이 회사는 GLP-1 수용체·글루카곤 수용체·GIP 수용체 세 가지를 모두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 바이오 신약  'LAPSTriple agonist(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 HM15211)'에 대한 글로벌 후기 임상 2상 시험을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트리플아고니스트의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국제 일반명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다.

지난해 11월 한미약품이 미국간학회(AASLD)에서 발표한 '간 섬유화 직접 개선 효능 확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를 반복 투약 시 간 조직의 염증과 섬유화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또 다른 인크레틴 유사체(GLP-1, GLP-1/GIP) 보다 우수한 효능도 확인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다양한 치료 후보물질들이 임상 개발 및 파일링(filing) 단계에 있지만, 간 섬유화 개선에서는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개발중인 약물들 대부분이 간 섬유화 개선 효능이 미미해 의료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다. 한미의 연구개발 역량을 결집해 조기에 상용화 단계에 이를 수 있도록 임상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MASH 치료제 'DA-1241'에 대한 임상 2상 파트2를 지난해 9월부터 시작했다. 회사는 해당 임상시험 완료 목표를 올해 3분기로 잡고 연내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 파트2에서는 DA-1241과 시타글립틴 병용 투여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다. MASH 환자 37명을 대상으로 16주간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평행 비교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동제약도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2022년 7월 FDA로부터 NASH 신약 후보물질 'ID119031166M'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다. 회사에 따르면 이 후보물질은 FXR(파네소이드X수용체)에 작용해 간 내부의 지방 축적, 염증 및 섬유화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담즙산의 대사를 조절한다. FXR은 세포 내의 핵에 존재하는 수용체 중 하나로 간의 지질 및 당 대사, 담즙산의 생성 및 배출, 염증 반응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동제약의 R&D 자회사 아이리드비엠에스가 지난해 11월  미국간학회에서 발표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ID119031166M은 시험관연구 등에서 효력이 우수하게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 중인 NASH 치료 후보물질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후보물질 YH25724를 기술수출한 바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NASH 및 간질환 치료를 위한 임상 1상 파트2를 진행 중이다. 

이번 파트2 임상은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이 있거나 과체중, 비만인 환자 56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18세 이상 75세 이하 남성 또는 여성을 모집 중이다. YH25724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임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의 경우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대증요법으로 치료가 진행됐다"며 "MASH 치료제가 나오면 이를 사용하면서 다른 약물들을 병용하는 식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MASH는 지난해 11월 이전까지 N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불렸다. 하지만 알콜과 관련해 불필요한 낙인효과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주요 학회에서 공동입장문을 통해 MASH로 명칭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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