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강도 높은 비용 절감과 비효율 부문 개선"…까스텔바작, '형지글로벌'로 사명 변경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소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달러 강세 등 국내외 불안정성이 커지며 패션업계도 새로운 경영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 패션업체들은 2025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역시 쉽지 않은 경영 환경에서 '수익성 강화'를 우선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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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백화점 패션 매장 전경./사진=미디어펜 이다빈 기자 |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악화를 피해가지 못한 패션업체들이 올해 체질 개선과 글로벌 진출 등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에 나서고 있다.
한섬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대비 2.8% 감소한 1조485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6.8% 떨어진 635억 원을 보였다. 2022년부터 지속 매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한섬은 올해 역시 수익성 회복에 주력해 체질 개선을 이룰 것을 강조했다.
수익성 회복 노력의 일환으로 단기적으로는 강도 높은 비용 절감과 비효율 부문 개선으로 재무 효율성을 높이고 적정 재고 관리를 강화할 것을 공언했다. 올해 역시 밸류체인 체질 개선을 지속 추진해 실적 회복을 넘어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설명이다.
미래 성장 전략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핵심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한다. 한섬은 지난해 오픈한 시스템 파리 플래그십 매장과 파리 대표 백화점에서 운영 중인 단독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미래 성장 동력인 뷰티 사업도 힘을 준다. 한섬은 뷰티 사업에서 지난 1월 한섬라이프앤과의 합병을 계기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전략을 구상했다.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으로 소비자 접점을 강화할 방침도 밝혔다.
김민덕 한섬 사장은 "올해 대내외 환경 악화로 과시 소비는 줄고 가성비 소비 트렌드가 확산돼 패션 산업의 경영환경은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섬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대응과 중장기 비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같은 경영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패션업계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진출은 수익성 확보를 위한 공통된 키워드다. 까스텔바작의 경우 글로벌 패션 기업 도약을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 까스텔바작이 지난 13일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는 '형지글로벌'로 사명 변경에 대한 안건이 의결됐다. 이에 형지글로벌은 앞으로 패션그룹형지를 비롯해 계열사 형지엘리트의 주요 주주로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주도적으로 맡아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계열사 형지엘리트가 중국 사업을 필두로 아세안 시장으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형지글로벌은 계열사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형지엘리트는 형지글로벌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아세안 시장의 공급망과 유통망을 활용해 해당 시장의 프리미엄 교복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 2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 구축을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보유 자산의 활용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모든 임직원이 투자수익률을 기반으로 업무 혁신을 추진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확장 계획도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주, 스튜디오 톰보이, 보브, 맨온더분 등 주요 브랜드를 리브랜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보유한 자사주 35만7000주를 소각할 예정으로 주주환원 재원을 별도 영업이익의 2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2027년까지 최소 배당금을 기존 대비 67% 증액한 400원으로 설정했다.
휠라홀딩스는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가 예정됐지만 지난 21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새롭게 수립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주주친화적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이번 주주환원 정책은 휠라홀딩스가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휠라홀딩스는 주주환원 정책 기간을 기존 2026년에서 2027년까지 1년 연장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개년 동안 최대 5000억 원을 주주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계획 대비 주주환원 규모를 2000억 원 추가 확대한 것으로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주주환원 합산 금액은 최대 8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액은 4조2687억 원, 영업이익은 360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18.9% 증가했다. 미국 골프 자회사 아쿠쉬네트의 사업 호조에 따른 매출 증가, 전년도 휠라 북미사업의 일회성 재고 비용에 따른 기저효과와 강달러로 인한 우호적인 환율 환경 등이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호연 휠라홀딩스 CFO는 “주주환원에 대한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신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게 됐다”며 “아쿠쉬네트와 합작법인 풀 프로스펙트 등 견고한 사업 부문으로부터 창출되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을 성실히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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