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이날부터 2종의 수신상품 금리 0.3%p↓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시장금리가 내리면서 은행의 예적금이 줄줄이 인하되는 반면 가계부채 관리 등의 이유로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다.

은행권은 최근 토지거래허가지역(토허제) 해제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급증세를 보일 조짐을 보이자,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압박에 풀었던 대출문턱을 다시 옥죄고 있다. 예적금 금리는 떨어지고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예대금리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사진=김상문 기자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금리 하락에 주요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80~3.10% 수준으로, 약 2주 전보다 하단과 상단이 각각 0.10%포인트(p), 0.20%p 내렸갔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369정기예금(12개월)'과 '행복knowhow연금예금(12개월 이상∼24개월 미만)' 상품 등 2종의 수신상품의 금리를 연 2.80%에서 2.50%로 0.30%p 내린다. 앞서 우리은행이 지난 24일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0%p 인하했고, 신한은행도 조만간 예금금리를 내릴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0%p 인하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18일부터 거치식 예금금리와 적립식 예금금리를 최대 0.30%p 인하하고, 청약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도 최대 0.25%p 낮췄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토스뱅크는 지난 7일 '토스뱅크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3·6개월 만기)'과 수시입출금통장인 '토스뱅크 통장’의 금리를 0.3%p 낮췄다. 적금상품 기본금리도 일제히 0.20%p씩 인하샜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코드K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2.90%로 낮췄으며, 카카오뱅크도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2.90%까지 내렸다.

반면 대출금리는 다시 문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올해 초 가계대출이 주춤하지 은행권에서는 대출문턱을 완화했으나, 정부의 토허제 해제 여파로 가계대출 상황이 심상치 않자 다시 대출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금융당국도 강남3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이 들썩이자 은행권에 상황에 따른 '운용의 묘'를 살려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17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3월 이후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각각의 상황별로 '운용의 묘'를 살린 금융회사 스스로의 자율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또 필요한 상황"이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전(全)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672조원으로 전월 대비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10개월 만에 9000억원 감소했다가,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 증가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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