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 차주인 취약 자영업자가 지난해 말 기준 43만명에 이르며 전체 자영업자의 13.7%를 차지했다. 금융여건 완화에도 서비스업 경기 부진 등 소득 회복이 지연되면서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이들이 빌린 대출은 규모는 1년 새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30일 한국은행의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에서 취약 자영업자 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 혹은 저신용인 차주)는 지난해 말 기준 42만 7000명으로 1년 새 3만 1000명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의 13.7%를 차지하는 규모다.
다중채무 자영업자가 전년보다 2만 2000명 줄었음에도 저소득·저신용 차주가 각각 2만 1000명, 4만 7000명 증가한 결과다. 이들의 대출은 125조 4000억원(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11.8%)으로 1년 새 9조 6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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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 차주인 취약 자영업자가 지난해 말 기준 43만명에 이르며 전체 자영업자의 13.7%를 차지했다./사진=김상문 기자 |
자영업자 연체차주가 2022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대출 연체율도 코로나19 이전의 장기 평균 수준(2012~2019년 평균 1.68%)에 근접한 1.67%까지 상승했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비은행(3.43%)과 취약 자영업자(11.16%)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2023년~2024년 중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배경에는 높은 대출금리와 서비스업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감소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 및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자영업자 평균적으로는 큰 변동이 없으나 연체 자영업 차주의 경우 소득이 감소한 가운데 대출이 증가하면서 채무부담이 크게 증대된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은 2022년말 4131만원으로 감소한 후 지난해 말에는 4157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높은 자영업자 비중 등 구조적 요인에 더해 서비스업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2019년 말 4242만원)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연체 자영업자의 경우 평균 소득이 대체로 감소(2020년 말 3983만원→2024년말 3736만원)했다. 평균 대출은 2024년말 2억 2900만원으로 2020년말(2억 500만원) 대비 늘어났다.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정책은 개별 자영업자의 상환능력과 의지에 따라 금융지원과 채무조정, 재기지원 등의 방안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중인 차주에 대해서는 영업 및 금융 비용 등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연체 및 폐업 차주에게는 새출발기금을 통한 채무조정, 재기 희망 자영업자에게는 취업 및 재창업 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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