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모 대표, 26일 정기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임기 2년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재개 등 성과…'그린 디벨로퍼' 전환
복합개발사업·데이터센터 등 먹거리 발굴…실적 개선 도모
[미디어펜=김준희 기자]한화 건설부문이 김승모 대표이사 체제를 2년 더 이어간다. 3년 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나섰다면 이제는 선발투수 역할이다. ‘친환경 디벨로퍼’로 체질 개선과 함께 복합개발사업, 데이터센터 등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가 지난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화 건설부문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임기는 2년이다.

1967년생인 김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해 큐셀코리아 대표이사, 한화 사업지원실장, 한화 방산부문 대표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타비상무 이사 등을 지냈다. 지난 2022년부터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한화 이사회는 김 대표 추천 사유로 “사업 전략 수립 및 사업관리 전문가로 실무·임원을 거치며 전문적이고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부문 대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투철한 책임감과 도전적 경영목표 달성 역량을 고려해 사내이사 연임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룹 내 방산 및 제조 분야 전략통으로 꼽혀온 인물이다. 당시 옛 한화건설이 지주사 한화와 합병을 앞두고 조직 안정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으면서 수장으로 낙점됐다. 김 대표가 제조와 에너지 분야 경험을 보유한 점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다.

김 대표가 부임한 2022년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드는 시점이었다. 주택 브랜드 ‘포레나’로 대표되는 한화 건설부문의 주택사업부문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했다.

김 대표는 부임 직후 리스크를 줄이는 데 집중해왔다. 특히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재개는 그의 취임 후 최대 업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한화 건설부문이 이라크 비스마야 지역에 10만80가구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등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김 대표 부임 직후였던 2022년 10월 공사대금 미지급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했으나 이듬해인 2023년 1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사업 재개 요청에 따라 합의각서(MOA)를 맺고 미수금 일부를 수령하면서 공사가 재개됐다.

이후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12월 NIC와 공사 재개를 위한 변경계약을 체결하면서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재개를 공식화했다. 현재는 이라크 정부 국무회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는 계약금액이 총 103억9800만 달러(약 14조7125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김 대표 부임 당시만 해도 계약을 해지하는 등 불확실성이 높았으나 공사 재개를 위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을 통한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리스크 관리가 함께 김 대표가 취임 후 주력해온 부분은 바로 ‘체질 개선’이다. 그는 ‘그린 디벨로퍼’로 한화 건설부문의 제2의 도약을 천명하며 친환경 사업을 공략하는 데 집중해왔다.

김 대표 부임 이후 한화 건설부문은 수처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한화 건설부문은 국내 최대 규모 하수처리장 민간투자사업으로 총 사업비 7214억 원에 달하는 대전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2123억 원 규모 천안 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민간투자사업 공사도 수행 중이다.

이달에는 총 사업비 2146억 원 규모 평택 통복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을 착공하는 등 대규모 환경사업 수행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한화 건설부문이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최근 눈여겨보는 분야는 복합개발사업과 데이터센터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말 총 사업비 3조1000억 원 규모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착공한 바 있다. 올해도 총 사업비 1조6000억 원 규모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한화는 한화생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우량 자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해 지주사격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한화그룹 핵심 회사로 신용등급 A+급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이러한 재무 안정성과 다수 대형 공모사업에서 축적된 경험 및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복합개발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도 지난 2004년 KT 강남 IDC를 시작으로 신한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 안산 카카오 데이터센터, 동탄 삼성SDS 데이터센터 등 총 11개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단순 시공을 넘어 주도적으로 개발에 참여하는 디벨로퍼형 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건설업황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다수 대형 건설사들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서는 가운데 한화 건설부문은 김 대표의 연임으로 안정적인 리더십을 택하는 모양새다. 장기 집권 체제에 돌입하는 김 대표가 한화 건설부문의 체질 개선과 함께 재무구조 안정화 등 내실 다지기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건설업계 최대 화두가 생존일 정도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 만큼 현금흐름을 경영의 중심에 두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한 내실경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