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배우 김수현이 고(故) 김새론 유족이 조작된 증거로 '미성년자 그루밍', '소아성애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다만, 고인에게는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김수현은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 김새론과 미성년자 시절 교제 등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의 김종복 변호사가 동석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전날 밤 공지됐다.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전날 오후 10시께 "최근의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31일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와 김수현의 입장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김수현은 검정색 정장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그는 "죄송하다. 저 한 사람 때문에 너무 많은 분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고인(故 김새론)도 편히 잠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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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배우 김수현이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민서 기자 |
#. 미성년자 교제 의혹 부인…"4년 전 1년여간 교제"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은 고 김새론 유족과 함께 김수현이 고인이 미성년자였던 15세 때부터 6년간 교제했다고 폭로했다. 김수현이 해당 의혹에 대해 직접 입을 연 것은 가세연 폭로 이후 약 20일 만이다.
당초 김수현 측은 고 김새론과 교제 사실이 없다고 밝혔으나, 가세연 측이 교제를 입증할 증거라며 사진, 메시지 등을 연이어 공개하자 '고인이 성인이 된 이후 교제했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김수현은 이날 "저와 고인은 5년 전, '눈물의 여왕'이 방영 되기 4년 전에 1년여 정도 교제했다"면서 "저는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고 김새론이 '눈물의 여왕' 방영 당시 자신의 SNS에 교제를 암시하는 듯한 사진을 올렸고, 당시 교제 사실을 부인했던 이유에 대해 '주연 배우의 책임감'을 이유로 들었다.
김수현은 "그때 저는 교제 사실을 부인했다"며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고 있을 때도 주연 배우로서 지켜야 할 것들이 참 많았다. 그때 만약 몇 년 전에 사귀었던 사람과 관계를 인정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나와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는 모든 스태프 분들, 이 작품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제작사 그리고 우리 회사 식구 분들. 다 어떻게 되는 걸까. 이렇게 인간 김수현과 스타 김수현의 선택이 엇갈릴 때마다 저는 늘 스타 김수현의 선택을 해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사실 매일 두려웠다. 제가 스타 김수현이기 때문에 지키기 위해 선택한 모든 것들이 나에게 독으로 돌아오면 어떡할까, 모든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만약 다시 '눈물의 여왕'이 방영 중이던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다시 그 선택을 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할 수 없다. 내 마음 하나 편하자고 그 결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는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게 지금 김수현이라는 인생을 선택한 사람이 져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선택을 비겁하다거나 이기적이라고 비판하신다면 얼마든지 받겠다. 그리고 저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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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김수현의 故 김새론 관련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미디어펜 김민서 기자 |
#. 유족의 증거 조작…"카톡 메시지 검증 마쳤다"
이날 김수현은 입장을 밝히며 수차례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고인의 유족들이 거짓 증거로 자신을 '소아성애자', '미성년자 그루밍'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강조했다.
그는 유족이 고인을 죽음으로 내모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한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의 2차 내용 증명 관련 통화 녹음본을 공개했다. 해당 녹음본의 주체는 골드메달리스트 전 대표와 고인의 전 소속사 대표다.
김수현은 전 소속사 대표가 내용증명에 대해 거짓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유족들이 카카오톡 메시지와 사진 등을 조작해 폭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잘못한 일은 얼마든지 인정하겠다.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 없다. 유족이 주장하는 음성 증언들은 사건이 폭로된 뒤에 새롭게 녹음한 것들"이라면서 여러 장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특히 김수현은 유족이 공개한 메시지의 오류를 지적하며 "카톡은 고인이 썼다고 하기엔 틀린 내용이 너무나 많다. 2016년 사진이라는 것도 2019년 사진이었다. 또 고인이라면 저와 고인의 나이 차이를 틀릴 수 없다. 또 4년간 몸 담았던 소속사 이름과 계약 기간을 다 틀릴 수도 없다. 그리고 고인은 저희 회사에서 소속 배우로만 활동했다. 신인 캐스팅이나 비주얼 디렉팅을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수현은 유족들의 계속된 거짓 증거 폭로로 고통 받고 있다고 호소하며 "저와 소속사가 유족의 증거에 대한 입장을 내면 갑자기 새롭게 녹음된 증언이 공개됐다. 사건 시점을 교묘히 바꾼 사진과 영상 그리고 원본이 아닌 편집된 카톡 이미지가 증거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고인과 교제했다는 것을 빌미로 가짜 증언과 가짜 증거가 계속되고 있다. 제가 한 선택에 대한 비판은 무엇이든 받겠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들이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카톡에 대해 검증 절차를 밟은 것처럼 유족 측이 증거로 내세우는 모든 것들에 대해 수사기관을 통해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밟겠다. 유족 측이 가진 증거가 진실이라면 수사기관에 모든 증거를 제출하고 법적인 검증을 받을 것을 요청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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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배우 김수현이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민서 기자 |
#. 스타 김수현, 인간 김수현…"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은 것"
김수현은 이날 스타로서, 한 인간으로서 책임감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김수현은 "제겐 지금 이 순간에도 저만 바라보고 있는, 제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도 있다. 저는 그 사람들이 매일 고통받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있다. 오늘은 또 무엇을 폭로하고, 왜곡해서 저를 살인자로 몰아갈지 두렵다. 이 기자회견이 끝나면 그들은 또 어떤 가짜 증거와 가짜 증언으로 제 명예를 훼손하고 주변 사람들을 괴롭힐지 알 수 없다"고 호소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제가 강요에 못이겨 거짓을 진실이라고 한다면 저는 인간 김수현으로서 뿐만 아니라 스타 김수현에게 믿음과 사랑을 준 모든 분들을 배신하게 된다. 그 분들에게 여러분이 인간 쓰레기를 좋아했다고, 김수현에게 속은 거라고 평생 남을 고통을 주게 된다"며 "제가 아무리 연예인으로서 가면을 쓰고 사는 김수현일지라도 그것만은 할 수 없다. 제가 한 일은 한 것이다. 그에 대해서는 어떤 비난도 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도 저를 믿어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 그것 만큼은 밝히고 싶다. 저를 믿어 달라고 하지 않겠다. 꼭 증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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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수현(왼쪽), 故 김새론. /사진=골드메달리스트, 고 김새론 SNS |
#.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와 故 김새론 유족 상대 120억 상당 손배소
김수현 소속사는 가세연 운영자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반포 등)과 협박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측은 이날 "(김수현 측이)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결심했다. 그 요청에 따라 오늘 유족분들과 이모를 자칭한 성명 불상자 분, 가세연 운영자 분을 대상으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죄로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그리고 이 분들을 상대로 합계 12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오늘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을 따로 갖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이번 고소장 제출로 현 이슈가 수사 대상이 돼 법적 판단을 받아야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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