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70일간 강조하고 실현의지를 보였던 상호관세 정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약업계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관세 적용에 따라 의약품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약사들에게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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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J D 밴스 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지켜 보는 가운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의약품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25 국가별 무역 평가 보고서(NTE)'를 발표하면서 각 품목별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미국의 제약 및 의료 기기 산업계가 한국의 가격 책정과 변제 정책에 투명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정책이 변경되면 이해당사자 사이에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다고 기재됐다.
이는 미국이 한국의 주요 무역장벽들을 나열한 의견 중 한 가지이자 향후 경쟁에 있어 자국 우선주의가 커질 것을 암시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과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부과하겠다고 예고해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일 관세가 부과될 경우 제약업계 내에서는 가격 경쟁력 약화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의약품의 가격이 상승해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대미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의약품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18%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제약사들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특히 미용 톡신과 같은 특정 제품군은 더욱 큰 영향을 받을 것을 보인다. 미국에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제약사들은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유한양행 △GC녹십자 △대웅제약 △휴젤 등이 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관세 부담이 약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고 미용 톡신을 수출하는 대웅제약과 휴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들에게도 동일하게 영향을 미친다. 당장 미국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와 화이자 또한 관세 정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내 공장 확장을 추진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다.
단계적 관세 부과를 노리면서 시간 확보에 나서는 방법을 채택한 제약사들도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일부 다국적 제약사들은 관세에 따른 수출 타격 최소화하고 제조시설 전환에 걸리는 시간 확보를 위해 단계 부과안을 로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25%의 관세를 처음부터 시행하는 것이 아닌 단계적으로 부과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제약사들은 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에 제조 기반을 두고 있다. 제약업계 단체인 PhRMA는 "미국의 규제 요건 때문에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려면 5~10년이 걸릴 것"이라며 "투자비용은 20억 달러 이상 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존슨앤드존슨, 아스트라제네카, GSK 등 글로벌 제약 회사는 미국시장에서 판매 및 처방률이 높은 약물 생산을 늘리기 위해 최근 미국 생산시설에 수십억 달러를 신규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장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기지 확보를 계획하고 있으며, SK바이오팜은 현지 제조소를 이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약사들은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현지 CMO(위탁생산)업체와의 협력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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