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 탄핵선고 쟁점, 내란죄 철회·증언 번복·검찰조서 증거능력
직접선거 선출 대통령 파면 심판서 ‘발언권 제한’으로 불공정 논란
“계엄선포는 정치행위”…미국선 반역죄, 기타 중대한 범죄·비행 사유
“국민신임 배신 여부가 초점, 단순히 헌법 위반 심판은 초점 아냐”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결정되면서 111일이라는 최장 심리기간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가 내란죄 등을 이유로 탄핵소추안을 의결한지 그만큼 걸린 것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63일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91일보다 길었다. 헌재에서 2월 25일 최종변론이 종결된 이후 한달이 넘는 38일간이란 역대 최장 평의도 기록했다. 처음 심판정에 초시계를 놓고 발언시간을 제한할 정도로 속전속결 탄핵 분위기가 변했다. 

심리기간이 길어진 것과 관련해 헌법재판관들 사이에 만장일치를 보지 못했다는 관측이 많이 나왔다. 쉽게 예단할 순 없으나 그간 '5대3 교착설'이 꽤 회자될 정도로 '기각' 또는 '각하' 관측이 많이 나왔다.

헌법학자를 비롯한 법조계에서 각하 의견이 나온 것은 우선, 헌재에서 국회가 형법상 내란죄를 탄핵소추 사유에서 빼면서 시작됐다. 내란죄를 빼면 현직 대통령을 탄핵할 법적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여기에 대통령의 계엄 선포 및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는 고도의 정치행위라서 헌재의 심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선진국의 일반적인 법리라는 주장이 나와 있다. 

윤 대통령의 체포 구속 과정에서 불거진 공수처의 위법·편법 논란에 이어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도 논란을 일으켰다. 문형배 헌재소장 대행이 심판정에서 초시계를 사용하며 피청구인인 대통령이나 증인들의 증언을 제한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을 파면시킬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인데다 1심제인 헌재심판에서 발언권 제한은 불공정했다는 주장이 많이 나왔다. 

이번에 헌재가 헌재법에 있는 형사소송법을 준용하지 않아 ‘심리 미진’이라는 주장도 있다. 헌재심판 과정에서 내란죄의 핵심 증언인 곽종근 특전사령관과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의 주장이 오염됐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므로 이런 증거로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란죄가 무죄로 판단된다면 비상계엄 선포 요건 위반 등 나머지 탄핵 사유만으론 대통령을 파면하기 어려우므로 탄핵 기각이라는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을 이틀 앞둔 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휘날리는 깃발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2025.4.2./사진=연합뉴스

이처럼 국회의 내란죄 삭제 사실부터 법조계 일각의 탄핵 각하·기각 주장은 국민들의 ‘대통령 파면 반대’ 여론과 더불어 확산됐고, 이제 ‘정치적 판단 70%, 사법 적용 30%’라는 헌재의 본질을 따져볼 때 윤 대통령의 최종 탄핵심판 결론을 짐작하기 어렵게 됐다. 

헌재가 정리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는 비상계엄 선포 요건 위반, 포고령의 위헌·위법성, 군경을 동원한 국회봉쇄 시도, 정치인 체포 지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5가지이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측은 계엄선포는 대통령 고유권한이고, 포고령 작성은 국방장관이 작성했으며, 국회 병력투입은 질서유지 차원이었고, 의원을 끌어내라거나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으며, 선관위에 병력이 들어간 것은 부정선거 의혹을 검증하려던 것이었다는 입장이다.

역대 3번째 대통령 탄핵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미국의 경우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5~6개월이 걸리고, 대통령이나 고위공직자가 탄핵됐다고 해서 그 직무가 바로 정지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 많이 나왔다. 정치권의 갈등이 헌법재판관의 편향성을 부추기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볼 때 대통령제든 탄핵제든 고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헌법재판소가 없는 미국에선 하원에서 재적의원 과반수로 탄핵소추하고, 상원에서 탄핵심판을 진행해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의결로 탄핵한다. 그동안 탄핵심판을 받은 미국 대통령 4명의 평균 심리기간이 5~6개월이라고 한다. 탄핵 사유도 반역죄, 기타 중대한 범죄와 비행을 저질렀을 때이다. 1974년 37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소추됐으나 상원 투표를 앞두고 자진사퇴한 것 외 미국 230년 역사에서 대통령이 탄핵돼 파면된 사례는 없었다. 윤 대통령의 경우 지난해 12월 3일 계엄을 선포한 이후 같은 달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됐다. 이후 헌재의 절차 논란이 더해지면서 속전속결 헌재심판은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학자인 이인호 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이번 탄핵심판의 핵심은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그 시행의 결과가 과연 국민의 신임을 배신한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단순히 헌법상의 요건을 위반했는지에 초점을 맞춰선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은 ‘선거를 통한 주권자의 직접적인 의사를 파기하는 것’인 만큼 대통령 파면으로 ‘새로운 정치적 형성’을 만드는 일을 헌재가 쉽게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