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무역적자 약 89억 달러…걱정 많지만 아직 특별한 건 없어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미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한미FTA가 사실상 형해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판매되는 수입소고기./사진=홈플러스


지난 2012년 발효된 한미FTA에 따라 대미 수출·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대부분 없어졌지만,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예외 관세는 일부 적용되고는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산 소고기의 경우인데 이마저도 내년부터는 관세가 사라지면서 국내 축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은 한국의 소고기 월령제한 및 일부 가공육 금지, 유전자변형(LMO) 감자의 보건위생규정 등을 비관세 장벽으로 직격하면서 압박의 수위를 높일 기세여서 관련 농가와 유통업체들은 정부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간 미국은 무역대표부(USTR)의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통해 미국산 소고기 월령조치 해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바 있다. 미국 전국소고기협회(NCBA)는 “중국이나 일본, 대만에서는 미국산 소고기의 안전성과 품질을 인정해 30개월 제한을 해제했다”며 “한국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개월 미만 소고기 허용이 ‘과도기적 조치’였는데도 16년째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갈아서 만든 소고기 패티와 육포, 소시지 등 가공육이 금지된 점도 문제 삼았다. 

또한 미국 대두협회도 “한국의 유전자변형생물체(LMO)법이 규정한 심사가 여러 기관에 분산돼있어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다”며 “한국의 승인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산 쌀의 경우는 “한국이 물량에 따라 50%에서 513%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일방적인 주장을 내놨다. 실제 한국은 수입 쌀에 513%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인 연간 40만8700톤에 대해서는 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에 할당된 TRQ 물량은 13만2304톤이다.

무관세이지만 검역 문제로 사실상 수입이 되지 않고 있는 미국산 사과·배에 대해서도 시장 개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과, 배, 복숭아, 수박 등을 수출하려면 8단계 수입 위험 분석(IRA)을 통과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3단계에 머물러 있는 미국산은 현재 수입이 불가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의 입장은 일관된다. 농산물 관련해 미국 측의 구체적인 요구가 없는 상황에서 어느 것도 예단해 우려를 표하는 것이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기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미 농식품 무역수지 적자는 약 89억 달러로, 미국이 농업 분야에서 한국에 무역적자를 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소고기의 경우도 한국은 3년째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으로, 미국 측으로는 무역 적자가 아닌 흑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나가 업계는 그럼에도 미 측의 거센 통상 압박이 있게 되면 “국민 정서상 오히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도 반론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전체 소고기 수입량은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검역 기준으로 44만5723톤인데, 그 중 미국산이 21만5161톤 수입돼 미국산 소고기 비중이 48.3%였다. 미국 내 사육마릿수 감소로 국내 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 점유율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쌀 관세율과 관련해서도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율 관세 품목을 예시로 들면서 대한민국 쌀 관세율을 이야기한 것으로 해석하는데, 미국은 513%가 아니라 5% 저율관세를 물고 있다”며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인지하고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쌀은 국내에서도 공급과잉 상태이지만 의무수입물량에 따라 수입하고 있으며, 미국산을 포함해 매년 5% 관세를 적용해 수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LMO 감자는 이미 지난 2월 농촌진흥청이 미국 심플로트가 신청한 감자 품종(SPS-Y9)에 대해 7년 만에 위해성 검사 적합 판정을 내려 식약처 인체 안전성 평가만 남은 상황이다. 

다만, 국내 작물재배 환경에 미치는 영향 우려에 대해서는 “미국 유전자변형 감자수입이 가능해져도 수입 통관과정에서 발아억제제를 처리해, LMO 감자가 비의도적으로 유출되더라도 생존이 불가능해진다”면서 “국내 토종 감자와 교배될 가능성이 없으며 특정 해충이나 병원균에 내성이 생길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농식품부는 농업계, 전문가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국익과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환율 변동, 물류비 상승, 비관세장벽 강화, 검역문제 등 급변하는 세계 수출환경에도 다행히 K-Food 수출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 통상 압박에 대응한 수출시장 다변화와 전략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김치, 라면 등 가공식품의 경우 한류를 업고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K푸드 수출에 타격을 입지 않도록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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