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헌법재판소(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3일. 헌법전문가 사이에서도 헌재 선고에 대한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이들은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가 불법이라고 한 목소리로 규탄하면서도, 이것이 직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지에 대해서는 다른 결론을 내렸다.
미디어펜은 이날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 손인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보 출신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용근 홍익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출신 황도수 건국대 교수(가나다 순) 등 헌법 전문가 8인과 함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전망했다.
헌법전문가 8인 ‘인용 4·보류 1·기각 3’ 의견
헌법전문가 8인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인용 4인(김선택·노희범·손인혁·정태호), 보류 1인(차진아), 기각 3인(이인호·장용근·황도수)의 의견을 냈다. 헌법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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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밖에서 안을 바라본 모습. 2025.4.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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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을 예측한 헌법학자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이 8 대 0 전원일치로 파면될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뤘다. 탄핵이 인용될 것으로 전망한 김선택 교수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실관계도 간단하고 명확하다. 법리적으로도 이것을 중대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비상계엄은)헌법과 법률에 따라 행사돼야 할 국군 통수권이 오남용된 친위 쿠데타로서 파면될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노희범 변호사는 “헌법재판관의 입장에서 탄핵 기각이나 각하로 결정문을 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원일치로 파면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각을 예측한 헌법학자들은 4 대 4 또는 5 대 3으로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이들은 헌법재판관 중 일부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각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탄핵이 기각될 것으로 전망한 장용근 교수는 “대통령이 군을 동원한 것은 명백히 불법이기에 초기에는 탄핵이 인용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무소불위의 선관위 문제와 탄핵심판 과정에서의 문제 등을 고려한다면 (탄핵심판이) 공정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며 행위의 위법성 판단뿐만 아니라 비상계엄의 당위성과 절차적 문제를 감안한다면 기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이인호 교수는 “비상계엄과 탄핵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은 헌법에 부여된 권한을 행사했고, 국회도 이를 통제하는 권한을 행사했다. 대통령은 국회의 의결을 거부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상황은 종결됐다”면서 “두 정치 기관의 고도의 정치 행위에 헌재가 사후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각하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사법부가 이른바 고도의 정치 행위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로 탄핵이 기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법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에 대한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당초 비상계엄에 인용을 확신했던 헌법학자들 중 절차적 흠결, 위법의 중대성 문제 등으로 기각으로 입장을 선회한 사례가 있는 만큼, 다수의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졌다.
38일간 최장 평의 ‘5대3 데드락설’ 신빙성은 제각각
더불어 헌법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평의가 역대 최장기간(38일)을 기록한 이유가 탄핵심판에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이른바 ‘5 대 3 데드락설’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탄핵 인용을 예측한 헌법학자들은 대체로 신빙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손인혁 교수는 “증인들의 증언이 불확실한 부분이 있었고, 쟁점 또한 많기 때문에 그런 문제들을 정리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기간이 조금 더 늘어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면서 “데드락이기에 선고를 지연했다는 이야기는 사법부가 월권을 했다는 것인데 이런 주장은 머릿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이론적 가능성에 그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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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을 이틀 앞둔 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휘날리는 깃발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2025.4.2/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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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변호사는 “평의 자체가 장기간 이뤄졌다기보다 선고가 지연됐다고 생각한다. 여러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며 업무에 부담이 있었던 점과, 일부 재판관들이 선고를 늦추려고 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면서 헌재가 여러 건의 탄핵심판을 진행한 탓에 선고가 지연된 것일 뿐 탄핵심판에 변수가 생겼거나, 데드락에 걸렸다는 가설은 설득력이 낮다고 말했다.
다만 탄핵 기각을 예측한 헌법학자들은 데드락설을 확신할 수 없지만 일리 있는 가설로 해석했다. 또 이들은 오는 4일로 선고가 정해지게 된 것은 ‘데드락’에 변화가 생겼거나, 대통령 탄핵심판이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인 만큼 더 이상 선고를 지연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데드락이 해소된 이유로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지연에 따른 위헌성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마 재판관 임명이 지연된 상태에서 5 대 3으로 기각될 경우 위헌 소지가 있어, 헌법재판관 1인이 기각 또는 인용으로 입장을 변경해 위헌성을 해소했고, 최소 6 대 2 또는 4 대 4로 위헌 시비 없이 선고 가능해졌을 것이란 추측이다.
황도수 교수는 데드락설에 대해 “정치적 여건 변화와 또 탄핵심리가 불공정하고 부실했다는 문제를 두고 재판관들 사이 다툼이 발생했기 때문에 (선고가 지연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대통령 탄핵선고에 앞서 감사원장과 검사 3인, 한덕수 총리 탄핵선고 과정 등을 지켜볼 때 (헌재의) 내부진통이 굉장히 심한 것으로 보였다”면서 타당한 관측이라고 말했다.
차진아 교수는 “데드락 설은 일종의 추측으로서 이것이 정확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논리적으로 추론한 것으로 보인다. 앞선 판결들에서 보인 재판관들의 성향을 분석해 본다면 부분적으로 신빙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헌법전문가들 사이에서 데드락설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윤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헌법재판관들이 의견을 쉽게 조율하지 못한 탓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 다수였다.
8인 “비상계엄 선포는 ‘불법’”…중대성·절차 흠결에 대해 이견
헌법 전문가 8인 전원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은 위법의 중대성과 절차적 흠결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헌법전문가들은 헌재 선고 결과와 무관하게 윤 대통령의 5대 탄핵소추 사유(△포고령 1호 △비상계엄 선포 △선관위 장악 시도 △국회 장악 시도 △주요인 체포 지시) 중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장악 시도에 대한 위법성 문제가 윤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핵이 인용될 것으로 예측한 헌법학자들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요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계엄을 선포한 것부터가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군을 국회로 파견한 것이 생중계된 만큼 5가지 탄핵소추 사유가 모두 중요하지만, 이 두 가지 핵심 쟁점만으로도 윤 대통령이 파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선포 요건에 맞지 않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부터 중대한 헌법 위반 사안이다. 나머지 사유들은 이에 더해지는 것들로서 탄핵소추 사유로 인정되는지에 대한 유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탄핵소추 사유를 모두 살펴보기 전, 비상계엄을 선포한 문제부터가 중대한 위헌 사유로 인정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태호 교수는 “우열을 가릴수 없을만큼, 가벼운 사안이 단 하나도 없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비상 입법기구를 설치하려고 계획했고, 군을 동원해 국회와 선관위를 장악하려 했다. 이것은 모두 연결이 되어 있는 것으로 분리해 판단하기 어렵다”며 5가지 탄핵소추 사유가 모두 인용돼 파면될 것이라 전망했다.
김 교수 또한 “5개 쟁점이 모두 다 연결되어 있는 것이기에 어느것은 인정하고, 어느것은 인정하지 않겠다고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헌법재판관들이 5개 사유 다 인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면서 “한두 쟁점에 대해 별개 의견 정도는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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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당직자와 시민들이 국회 본청 안으로 진입을 하려는 계엄군과 충돌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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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각을 예상한 헌법학자들은 비상계엄 선포는 위법이지만 직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지는 별개 문제라고 반박했다.
황 교수는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한 것이 맞다. 하지만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게 된 동기와 배경이 무엇인지, 선관위 문제와 국정운영에서 야당으로부터 받은 압박이 어느 정도로 심각했는지 등을 따져보고 또 마지막으로 비상계엄 이후 피해 상황이 얼마나 큰가를 비추어 볼 때 과연 직을 파면할 만큼 중대하다고 볼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다”고 평가했다.
탄핵 결과에 보류 의견을 밝힌 차 교수는 “계엄군과 경찰을 국회에 보낸 이유가 무엇인지가 탄핵심판의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제외한다면 이론적으로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 1호 등은 직을 파면할 만큼 불법의 중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제기한 △탄핵소추 사유의 동일성 상실 문제 △증언의 신빙성 문제 △검찰 조서의 증거채택 능력 문제에 대해서도 헌법전문가들 사이에서 각기 다른 의견이 나왔다.
탄핵 인용을 예측한 헌법학자들은 변호인단이 제기한 3대 쟁점이 탄핵심판의 변수가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조서의 증거 능력 문제의 경우 이미 조서 작성자들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다 증언했다. 법정에서 직접 진술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조서 증거채택 여부는 사실 의미가 없다”면서 “또 진술이 엇갈린 부분은 그중에서도 합치된 신빙성 높은 진술만을 채택하면 되기에 이 또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내란죄 철회 문제에 대해 “내란죄를 철회한 것이 아니라, 내란 행위에 헌법적인 측면만 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국회가 아니라 헌재가 쟁점을 정리하면서 그렇게 하자고 한 것이다”면서 이는 헌재가 판단할 수 있는 재량에 속하며, 탄핵심판의 경우 징계 절차의 일환인 만큼 이러한 문제들이 변수로 적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탄핵 기각을 전망한 헌법학자들은 헌재가 변호인단이 제기한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절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탄핵심판의 변수로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3대 쟁점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법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피소추인의 권리와 인권을 제대로 보호하면서 재판 절차를 진행하라는 뜻이다”면서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했다는 문제 등으로 절차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도 “탄핵재판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탄핵의 경우 파면의 문제라 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만, 공무원들의 파면은 중대한 형사처벌이 전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피고인의 신문권이 보장되지 못한 검찰 조서 등을 증거로 채택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러한 것들이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증거불충분으로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며 탄핵심판의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탄핵소추 사유 동일성 상실 문제에 대해 “헌법재판소 선례 중 심판 대상은 탄핵소추 의결서에 구속을 받는다고 판시한 것이 있다. 그때는 추가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추가하지 못한다는 것은 빼지도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헌재가 기본적으로 판단 해줘야하는 것이다”면서 판결 과정에서 해당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차 교수는 “탄핵심판의 초점이 절차적인 문제에 맞춰지게 된다면 비상계엄이 내란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상당수 없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법 이론적으로 보았을 때 이러한 문제로 재판관들이 대립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은 재판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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