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관리 강화에 만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이 자본건전성 및 유동성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이후에도 정치적 긴장감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 행정명령에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6.5원 하락한 1450.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탄핵 심판 이후 불확실성 해소에도 정치적 긴장감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관세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강달러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외환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4월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500원대를 뚫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1466.5원) 6.4원 오른 147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중 최고점이자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정치적 상황에 더해 미국의 관세 폭탄 등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로 인한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은 원화에 부담요인"이라며 "환율이 최고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 등 대미 주요 수출국을 대상으로 10~49%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관세가 부과됐으며, 베트남 46%, 중국 34%, 대만 32% 일본 24%, 유럽연합(EU) 20% 등으로 결정됐다. 관세 발효는 기본관세가 오는 5일, 국가별 관세가 9일부터다.

은행권에서도 환율 변동성 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자본건전성 및 외화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주주 배당 여력을 좌우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과 은행의 유동성 지표 중 하나인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의 관세부과 영향도를 따져 올 상반기 산업등급 평가를 조정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관세부과 영향도를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으로 차별화하고, 상대국과의 협상 과정과 보복 관세 부과 수준 등 추가적인 대응결과를 반영해 산업등급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비상대책조직인 위기대응협의회에서 유관부서와 협의해 환율 수준별 관리방안을 수립해 대응하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 등 환율 민감자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산업별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 대비를 위해 거시경제지표 변동에 따른 단계별 취약업종 등에 대한 관리계획을 수립해 대응하고 있다. 상호관세 조치로 경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6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자금 공급한다. 또 실적 감소로 무역금융의 융자한도 산출이 불가‧부족한 중소기업의 융자한도 예외를 적용하고,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되는 기업의 등급 하향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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