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나란히 5% 넘게 빠지는 폭락장이 연출됐다. 미국 선물 지수가 5% 넘게 폭락하고 있다는 점이 압박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시간으로 7일 밤에 개장하는 미 증시 역시 파란이 예상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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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나란히 5% 넘게 빠지는 폭락장이 연출됐다./사진=김상문 기자 |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37.22포인트(-5.57%) 급락한 2328.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106.17포인트(-4.31%) 내린 2359.25로 개장한 이후 장중 내내 4~5%대 급락세를 유지했다. 결국 장중 2327.01까지 내려오면서 지난 2023년 11월 1일(2288.64)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매도세 중심엔 외국인이 있었다. 외인들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1711억원어치를 던지며 지수를 압박했다. 기관은 2438억원, 개인은 1조7609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흐름 반전엔 힘이 부족했다.
다만 외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장중 1조원 넘게 팔아치우던 흐름을 장 막판에 반전시켜 결국엔 7883억원 매도로 거래를 끝냈다.
이날 시장의 공포감은 소위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 지수는 전일 대비 65.04% 폭등한 44.23으로 마감하며 ‘엔 캐리 트레이드’ 공포가 불거졌던 작년 8월 5일(45.8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906조1428억원으로 감소해 지난 1월 3일 이후 처음으로 시총이 2000조원이 깨졌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7원 급등한 1467.8원에 거래됐다. 이날 오름폭은 코로나19 이후 5년여 만에 최대폭을 기록하며 증시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권 내에서 상승한 종목은 한국전력(2.05%)이 유일했으며 대장주 삼성전자(-5.17%)를 비롯해 SK하이닉스(-9.55%), 삼성바이오로직스(-5.71%), 현대차(-6.62%), 셀트리온(-5.46%), 기아(-5.69%) 등이 모두 5% 넘게 급락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이날 급락으로 결국 17만원대가 깨지며 16만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업종별로도 한국전력이 포함된 전기가스(0.44%)만 소폭 올랐을 뿐 나머지 업종은 전부 하락했다. 기계장비(-8.80%), 운송장비부품(-6.96%), 의료정밀기기(-6.89%), 제조(-6.12%), 금속(-6.11%), 전기전자(-6.10%), 화학(-6.04%), 증권(-5.78%), 운송창고(-5.59%) 등의 낙폭이 특히 컸다.
이날 코스피 상장종목 중 상승 종목은 72개, 하락 종목은 862개에 달했다.
한편 코스닥 지수 역시 전장 대비 36.09포인트(-5.25%) 급락한 651.30으로 거래를 끝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1875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64억원, 167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다만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에선 지난주 금요일 탄핵 선고에 따라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정치테마주들이 수급을 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상지건설(29.97%), 코나아이(27.78%), 오리엔트정공(9.11%) 등 소위 ‘이재명 테마주’가 급등한 영향으로 코스닥에서만 상한가 종목이 12개 나왔다. 단, 코스닥 전체로 보면 상승 종목이 203개, 하락 종목은 1495개에 달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10조4912억원, 6조227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 시장 정규거래가 마감된 상황에서 시장의 시선은 이제 이날 밤 미국 증시로 향하고 있다. 국내 증시 장중에 미국 S&P500선물과 나스닥 선물이 모두 5% 안팎으로 빠지고 있어서 이미 두 차례 폭락한 미 증시에 추가적인 충격이 우려되는 형편이다.
이에 이날 니케이225 지수 역시 7.83% 폭락했고 상해종합지수가 7.34%, 홍콩항셍지수는 무려 12.53% 폭락했다. 심천종합지수도 10.79% 폭락해 이들 대비 국내 증시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이제 막 개장한 유럽 증시도 독일 DAX지수가 10% 넘게 폭락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당분간은 불확실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두 가지 새로운 리스크의 등장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그 요인으로 ①미국과 관세전쟁을 치르는 상대국들의 강경한 대응 ②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관련 불확실성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관세에도 버티던 한국증시가 급락하는 이유는 파월 때문”이라고 짚으면서 “제롬 파월 의장이 1~2차례 금리인하는 결국 받아들이겠지만 시장은 4회 인하를 원하고 있고, 파월이 시장이 원하는 만큼 빠르고 과감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관측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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