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가 8일 유상증자 정정공시를 통해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이하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대주주의 희생을 통해 소액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돌아갈 수 있게끔 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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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25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해당 방식이 확정 및 실행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의 1조3000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4월 내에 시가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방안이다. 반면 한화에어로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은 15% 할인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
한화에너지 대주주가 희생을 감수하고 한화에어로 소액주주가 이득을 보게 되는 조치다. 시가로 주식 매수에 나서는 점 또한 주가 상승에 긍정적 요소다. 아울러 해당 조치는 지난 2월 한화에어로가 한화에너지에 주식(한화오션)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 원이 다시 한화에어로에 되돌아가게 된다.
이는 앞서 '1조3000억 원이 한화에너지 대주주의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식시키는 의미가 있다.
지난달 김 회장이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에게 ㈜한화 지분 11.32%를 증여하기로 결정하고 김 부회장 등이 법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겠다면서 강조한 △정도경영 △투명승계 등의 원칙과 맥락이 같다.
한화에어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공시에 앞서 이사들을 상대로 사전설명회를 하고 8일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3조6000억 원에서 2조3000억 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한화에너지에서 한화에어로에 되돌아갈 수 있는 1조3000억 원 만큼 축소한 것이다. 한화에어로는 이사회 등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의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 대표는 1조3000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필요성에 대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부작용을 감소시키면서 필요한 자금 3조6000억 원을 모두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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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에어로 사업 연혁./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
이어 손 대표는 "순수하게 사업 목적상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했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이를 경영권 승계와 연결시켜 해석하는 일부 여론이 있다는 사실도 잘 안다”며 “불필요한 논란에서 벗어나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해외투자가 시급하고 절실한 가운데 필수적인 유상증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 달 유럽 방산 블록화와 선진국 경쟁 방산, 조선, 에너지 업체들의 견제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투자 실기는 곧 도태’라는 생존전략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는 ‘초일류 육해공 종합 방산업체’로 입지를 다지면서 한화오션과 함께 ‘글로벌 톱티어 조선-해양-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해당 사업들의 성장 기폭제는 2023년 한화오션 인수가 기점이 됐다. 당시 한화에어로는 자회사인 한화시스템 등과 2조원 상당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오션을 인수했다.
한화에어로와 한화시스템만으로는 자금 여력이 부족해 한화에너지가 5000억 원을 투입했으며 한화에어로와 한화시스템, 한화에너지 등 한화오션 지분 보유 계열사들이 기존 지분율(42.28%)에 따라 1조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후 한화오션은 꾸준히 사업 성과를 내며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 매출 10조 원 돌파,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기록하며 경영정상화를 이뤄냈다.
한편 한화에너지는 최근 이사들 대상 사전설명회를 열어 ‘승계 자금’이라는 억측이 제기된 한화오션 지분 매각대금 1조3000억 원을 한화에어로에 되돌려 놓기 위한 조치를 논의했다.
여기에는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1조3000억 원 조달 목적은 승계와 무관한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보였으며 실제 자금 일부가 차입금 상환과 투자에 쓰였다”고 밝혔다.
이어 “불필요한 승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한화에어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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