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운행량이 급감하면서 3년 연속 흑자를 이어오던 자동차보험이 지난해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자동차보험료 인하, 정비수가 인상 등으로 손해율이 악화된 영향이다. 손해보험업계는 여기에 이상기후 등으로 향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의 ‘2024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매출액(원수보험료)은 20조6641억원으로 전년(21조484억원) 대비 1.8% 감소했다.

   
▲ 보험료 인하, 정비수가 인상,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보험이 4년 만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는 평균 자동차보험료가 2022년 72만3434원에서 2023년 71만7380원, 2024년 69만1903원으로 지속해서 인하된 영향이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차량의 증가세도 둔화했다. 2022년 자동차보험 가입대수 증가율은 2.4%였지만 지난해엔 0.9%에 그쳤다.

자동차보험 수입이 감소한 반면 사고 건수는 증가하면서 자동차 부문 보험손익은 악화했다.

지난해 자동차 부문 보험손익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100.1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올랐고 보험손익은 9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엔 5539억원 흑자였으나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인 사업비율은 16.3%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개선됐으나 같은 기간 손해율은 83.8%로 3.1%포인트 악화한 영향이다.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내려면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지 말아야 한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대략 20% 수준에서 형성돼 통상 손보사들은 77~80%를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본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보험 적자 전환은 4년 연속 이어진 보험료 인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2022년 1.2~1.4%, 2023년 2.0~2.5%, 지난해 2.1~3.0% 내렸다.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도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정비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로 올해는 2.7% 인상됐다. 2020년 법 개정으로 손보업계와 정비업계가 협의를 통해 공임비를 결정하기로 한 이후 매년 올랐다. 정비수가가 인상되면 보험금 지출도 늘어 손해율 상승의 원인이 된다. 통상 정비수가 4% 인상은 보험료 1% 인상 요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이상기후와 고령화 등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장마철에는 역대 11번째로 많은 474.8mm의 비가 내리며 피해를 키웠다. 이에 지난해 8월 말 기준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단순 평균 손해율은 84.2%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포인트 상승했다.

겨울에는 한파, 폭설 영향으로 사고가 급증하며 4개 손보사의 지난 2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이 88.5%를 기록하며 전달 대비 6.5%포인트 올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자동차보험은 장마, 한파, 폭설 등과 같은 계절적인 요인으로 여름, 겨울에 사고가 늘면서 손해율이 악화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최근 들어서는 이상기후가 계속되며 특정 계절이 아니어도 사고가 많이 발생해 손해율이 악화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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