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뭉쳐 시너지 극대화…로봇 AI·센서 등 핵심부품 등 개발
로봇 R&D·인프라·실증 등 기술개발에 올해 2000억원 투입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휴머노이드 개발을 위한 빅테크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정부가 오는 2030년 글로벌 최강국을 목표로 산학연 연합을 출범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1조 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1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에이로봇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유홍림 서울대 총장 등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연합에는 서울대·부산대 등 AI 로봇 전문가 15명과 레인보우로보틱스·에이로봇 등 로봇기업 12개사, SK온·LG에너지솔루션 등 로봇부품기업 11개사, 삼성디스플레이·LG전자 등 수요기업 7개사 등 40여 개 단체가 참여한다.

휴머노이드는 AI를 기반으로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이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산업과 경제, 개인 삶의 질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주목받으며 빅테크들의 차기 AI 전쟁터로 지목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5년 15억 달러에서 2035년 380억 달러로 10년 내 25배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산업이다.

실제로 미국 테슬라와 피규어 AI, 아마존, MS,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은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고, 유니트리, 유비테크 등 중국의 신생 기업들도 정부 지원하에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세계 경진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기술적 잠재력은 있지만, 미국이나 중국 등에 비해 투자 규모와 인력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는 이번 연합 출범을 계기로 정부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산학연이 가진 장점과 역량들을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로봇 두뇌에 해당하는 '로봇 AI' 개발에 역량을 쏟는다. 서울대 AI 연구소를 중심으로 카이스트, 고려대, 연세대 등 국내 최고 AI 연구진들로 구성된 AI 전문그룹은 로봇제조사 그룹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오는 2028년까지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로봇 제조사와 부품사 그룹에 속한 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로봇과 행동 데이터, 로봇에 AI 탑재 후 피드백 등을 AI 연구진에 지속 제공하게 된다.

   
▲ K-휴머노이드 연합 추진 체계./사진=산업부

로봇 제조사는 2028년까지 자체개발 또는 협력사업을 통해 가벼운 무게(60kg↓)와 높은 자유도(50↑), 높은 페이로드(20kg↑), 빠른 이동속도(2.5m/s↑) 등을 지닌 고사양 로봇을 생산할 계획이다.

핵심 부품인 센서·액추에이터 등 개발에도 나선다. 로봇 제조사와 부품기업들이 협력해 정교한 물체 조작이 가능한 힘과 토크센서, 손 감각을 구현하는 촉각센서, 가벼우면서 유연한 액추에이터(모터+제어기+감속기) 등을 개발한다. 

산업부는 올해 2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로봇 R&D·인프라·실증 등 예산을 활용해 기업들의 기술개발을 전폭 지원하고, 올해 상반기 중 로봇제조사 등이 휴머노이드 개발과정에서 공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착수한다.

고성능·저전력의 온디바이스용 AI 반도체와 고밀도·장수명·고안전의 배터리가 필수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전용 제품도 개발한다. K-연합에는 리벨리온·DEEPX 등 반도체 기업과 SK온·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3대 배터리기업 등 분야별 전문기업이 참여해 연합 내 로봇기업과 공동 기술개발 등의 협력 방안을 찾는다. 

산업부는 연내 휴머노이드 펀드를 출시해 인력 등 양성을 지원한다. 유망한 연구소와 스타트업을 지속 발굴해 연합에 포함시키고, 이들의 창업과 투자 유치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서울대·카이스트 등 국내 주요 20개 대학을 연합에 참여시켜 학부생들이 연합에서 진행되는 주요 프로젝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주기적인 기술 세미나와 경진대회 등을 열어 휴머노이드 기업과 산업현장에서 휴머노이드를 직접 활용하려는 수요기업 간 협력도 촉진한다.

안덕근 장관은 "휴머노이드는 우리 제조업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휴머노이드 최강국을 위해 산학연이 어렵게 뜻을 모아준 만큼 산업부에서도 최선을 다해 K-휴머노이드 연합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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