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당규위 "'역선택' 가능성 낮출 방법 고민…안심번호 추출, 가장 효율적"
김동연 측 "국민선거인단 없는 '무늬만 경선' 단호히 반대…공정한 룰 아냐"
김두관 측 "후보 측과 경선룰 협의조차 하지 않아…'불통' 尹 닮으면 안 돼"
[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진통 끝에 21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규칙을 사실상 확정했다. 권리당원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이다.

비명(비이재명)계 후보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경선' 참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숙고에 숙고를 하겠다"는 반응까지 내놨다.

민주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특별당규위)는 12일 회의를 열고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에 관한 특별당규'을 제정하기로 했다. 이날 특별당규위에서 의결된 경선 규칙은 향후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전당원 투표와 중앙위원회 의결까지 이뤄지면 최종 확정된다.

우선 경선일로부터 12개월 이전까지 가입해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 110만여명은 권리당원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22년 1월 정당법 개정에 따라 정당 가입 가능 연령이 16세로 하향된 만큼 16~18세 사이 '청소년 당원' 역시 권리당원 요건에 충족된다면 경선에 참여 가능하다.

일반 국민여론조사는 안심번호로 100만명을 추출해 진행하고 이를 50만명씩 나눠 두 개의 여론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어 두 여론조사 합산치를 50%씩 반영한다.

   
▲ 지난 4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이춘석 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2025.4.9./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지난 두 차례 대선 경선에서 권리당원과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선거인단을 모집해 경선을 진행한 '국민경선'을 진행한 바 있다.

'국민경선'이 아닌 '국민참여경선'으로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것과 관련해 이춘석 특별당규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어떠한 제도도 역선택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안심번호 추출에 의한 여론조사 방식이 지금의 주어진 방법 중에서는 (역선택을 막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11일 해당 경선 규칙이 잠정 확정된 것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어느 누구도 흔쾌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을 만들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경선규칙 확정 이후 비명계 후보들은 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 규칙 확정에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고, 그런데도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측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측은 입장문에서 "이번 발표는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어낸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국민경선 원칙을 파괴하지 말아 달라는 요구를 헌신짝 집어던지듯 내팽개친 것"이라며 "'김동연 캠프'는 국민선거인단 없는 '무늬만 경선'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선거인단을 처음 시작한 이유는 당원이 아니더라도 국민이 직접 후보를 선출해 중도성과 대표성을 부여해 본선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라며 "누가 더 유리하겠다'라는 것이 뻔히 보이는 룰(규칙)은 공정한 룰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김두관 전 의원측 역시 입장문에서 "(특별당규위가) 경선 당사자인 후보 측과 경선룰에 대한 협의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경선룰 확정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야당 지도자를 인정하지 않고 불통으로 일관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닮아 가서는 절대 안 된다"며 "'어대명 경선' 참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숙고에 숙고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규칙과 관련한 반응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가진 '비전 선포' 기자회견에서 "어떤 결정도 수용하겠다"는 입장만 내놓은 바 있다.

대신 이 전 대표는 12일 자신의 후원회를 출범하고 경북 안동에 있는 선영을 참배했다. 이와 함께 지난 10일 96세의 나이로 선종한 고(故) 두봉 레나도(프랑스명 르레 뒤퐁) 주교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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