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김 빼는 행위"...홍준표·한동훈·나경원·안철수·김문수, 반발
출마선언 안 한 한덕수 지지율 8.6%로 보수진영 2위...존재감 상승
여권, 뚜렷한 '이재명 대항마' 없는 상황...'한덕수 추대론' 불씨 계속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 여권 주자들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차출론'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 총리가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덕수 차출론'을 말하는 건 "경선의 김을 빼는 행위"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독주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견줄만한 강력한 여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한덕수 카드'의 불씨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대선 출사표를 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의원) 몇 명이 한 권한대행 출마를 위해 연판장을 받고 돌아다닌 모양인데 철딱서니 없는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강력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이날 당 내 한덕수 차출론에 대해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가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일단은 지금 대행으로서 할 일이 굉장히 많을 것 같다"고 한덕수 차출론에 선을 그었다. 부산을 찾은 안철수 의원도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능력이 출중하나 이번 대선에 출마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5.4.14./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범보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전 장관도 지난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선) 출마를 위해 한 총리가 권한대행을 그만둔다면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며 "한 권한대행은 정치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고, 정치의 꿈을 꾼다는 것은 제가 한 번도, 잠꼬대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권 주자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비대위 회의에서 "모든 후보는 같은 출발선에 서야 하고 같은 기준 아래 경쟁해야 한다"며 "특정인을 옹립하는 일도, 누구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신을 향한 대선 출마론을 의식한 듯 "국무위원들과 함께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 한 권한대행에 대한 차출론이 계속되는 건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독주하고 있는 이재명 전 대표를 뛰어 넘을 만한 강력한 여권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한 권한대행에 대한 존재감이 올라가면서, '한덕수 차출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를 14일 발표한 데 따르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48.8%로 1위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한덕수 총리는 8.6%로 3위에 올랐다. 그간 범보수 진영 선호도 1위를 달렸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0.9%를 얻어 2위를 기록했으나 전주 대비 지지율이 5.4%포인트(p) 하락했다. 

이어 한동훈 전 대표 6.2%, 홍준표 전 대구시장 5.2%,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3.0%,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2.7%, 오세훈 서울시장 2.6%,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2.4%, 김경수 전 경남지사 1.3%, 김동연 경기지사 1.2%, 민주당 김두관 전 의원 0.9% 순이었다.

여론조사 결과, 범보수 후보 지지율(41.6%)을 다 합쳐도 이 전 대표의 지지율(48.8%)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지금 나온 후보들 중에 이재명 전 대표와 경쟁할만한 후보가 없는 게 맞지 않나. 그렇다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서는 게 맞다"라며 "한 권한대행이 결단을 해야할 문제겠지만, 경선에 참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 하고, 나오게 된다면 경선 이후를 예상해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7%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