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성능 브랜드 '엑스타' 신제품 3종 출시
미국 공장 증설 가능성…관세를 기회로 활용
유럽 신공장 추진…후보지는 폴란드·세르비아·포르투갈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금호타이어가 '엑스타' 브랜드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타이어 시장에서 브랜드 고급화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실현하겠다는 전략으로 프리미엄 OE(신차용 타이어) 확대와 하이엔드 세그먼트 공략을 강화해 올해 매출 5조 원 달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엑스타 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인 5조 원을 달성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정 대표는 "각 지역의 우수한 거래처로부터 3∼5개월 물량 수주가 확정된 점을 근거로 올해 실적을 달성하는 것은 낙관적이지 않나 싶다"며 "그러나 자만하지 않고 관세 상황을 보면서 사업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3년간 연평균 물량 성장률 10%, 매출 성장률 20%를 기록하며 2024년 매출 4조5381억 원, 영업이익 5906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5조 원 매출을 목표로 잡고, 엑스타 브랜드 중심의 글로벌 확대 전략을 본격화한다.

   
▲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엑스타 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이번에 공개된 신제품은 '엑스타 스포츠', '엑스타 스포츠 S', '엑스타 스포츠 A/S' 등 3종이다. 도심 주행부터 서킷 주행, 사계절 주행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엑스타 스포츠 S'는 서킷 주행을 염두에 둔 슈퍼 퍼포먼스 타이어로 젖은 노면 제동력이 뛰어나고 고속 주행 안정성도 강화됐다.

엑스타 스포츠 시리즈는 유럽 및 북미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독일 TÜV SÜD, 아우토빌트, 디 라이펜테스터 등 유럽 권위 기관의 평가에서 최상위 성적을 기록했고, 북미 시장에서는 사계절용 타이어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 제품으로 '엑스타 스포츠 A/S'를 내세웠다.

연구개발을 총괄한 송승학 전무는 "엑스타 스포츠는 EV와 내연기관 차량 모두에 적용 가능한 EV 컴퍼터블 타이어"라며 "저소음, 저회전 저항, 고하중 대응 등 전기차 특화 기술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레이싱 기술 기반의 컴파운드 설계, 고속 주행시 조향 안정성, 정밀한 접지력 등이 이번 신제품에 집약됐다"고 덧붙였다.

엑스타 시리즈에는 금호타이어의 소음 저감 신기술 'K-사일런트 링'도 적용됐다. 이는 타이어 내부에 폴리우레탄 폼을 부착해 공명음과 지면 소음을 줄이는 기술로, 전기차의 정숙성과 승차감을 보완한다. 이 기술은 선별된 EV 규격 제품에 적용됐다.

임승빈 금호타이어 영업총괄부사장은 "엑스타 시리즈는 수익성과 상품성 측면에서 회사 최고의 제품군"이라며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약 11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만 이미 120만 본의 발주가 확정됐으며, 향후 해당 세그먼트에서 글로벌 점유율 25~30%를 목표로 한다.

   
▲ (왼쪽부터) 신제품 ‘엑스타 스포츠 S’, ‘엑스타 스포츠’, ‘엑스타 스포츠 A/S’./사진=금호타이어 제공

금호타이어는 관세라는 외부 리스크를 '기회'로 삼고 제품 생산, 브랜드 전략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타이어 메이커'로의 도약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금호타이어는 고가 시장을 공략할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성장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잡고 있었고, 이번 관세 상황을 기회로 활용해 프리미엄차 제조사에 대한 공급을 늘리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세그먼트를 집중 공략하려 한다"면서 "OE 공급 비중은 전체 생산량의 30% 이상으로 늘리고, 교체용(RE) 시장에서는 선진국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호타이어는 전 세계에 분산된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베트남, 중국, 한국, 미국 등지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관세 부담이 큰 지역은 생산지를 조정해 수익성을 방어할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 공장은 현재 연간 350만 본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미국 시장은 금호타이어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정 대표는 "미국 공장 바로 옆에 빈 부지를 이미 확보해 뒀기 때문에 회사 의사결정에 따라 충분히 유연성을 갖고 (공장을 증설)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또 유럽 신공장 설립 계획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 대표는 "관세 정책 변화가 큰 시점으로 중국에서 25억 원어치 미국산 설비를 구매하면 북미 관세가 25억 원 이상"이라며 "국가별·품목별 관세 등락폭이 크기 때문에 이런 조건을 고려해 신공장을 검토하고 있다. 폴란드, 세르비아, 포르투갈 3개국을 후보지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의 함평 이전 계획도 추진 중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부지를 확보했고 현 부지 매각이 선행돼야 하는데,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투자 의향을 보인 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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