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휠체어를 사용하는 척수 손상 장애인 인체 치수를 조사해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설계된 시설과 제품에 반영하는 등 장애인 사회 참여의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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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사이즈코리아 결과./사진=국표원 |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장애인 복지관(정립회관)에서 ‘사이즈코리아 성과발표회’를 연다고 밝혔다.
사이즈코리아는 한국인 인체치수를 조사·보급하는 사업이다. 국표원은 우리 국민의 신체변화에 따른 제품·공간설계 등에 기여하고자 1979년 이후 약 5년 주기로 한국인 인체치수·형상 데이터를 확보해 산학연에 보급한다.
이날 성과발표회에서는 사회적 활동이 가장 활발한 성인 시기에 사고 등 후천적 사유로 장애 발생률이 높은 휠체어 사용 척수 손상 장애인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인체치수 조사 사업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인체치수 조사는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설계된 시설과 제품이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장애인 인체 특성을 정밀히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 만 20~60세 이상 휠체어 사용 척수 손상 장애인 338명(남 246명, 여 92명)을 대상으로 앉은 키와 상·하체 둘레, 몸무게, 근력 등 총 29개 항목을 측정했다.
그 결과, 척수 손상 장애인 앉은 키는 비장애인에 비해 남자는 8.4cm, 여자는 9.4cm 작았다. 상체 둘레는 더 크고 하체 둘레는 더 작은 경향을 보였다.
남성 평균 비만도(BMI)는 23.5kg/㎡로 비장애인 대비 1.6kg/㎡ 낮았고, 여성 평균 BMI는 22.9kg/㎡로 비장애인 대비 0.6kg/㎡ 낮았다. 저체중인 척수 손상 장애인 남성의 비율은 6.4%로 비장애인 대비 6.2%, 여성의 비율은 14.4%로 비장애인 대비 10.7% 각각 높았다.
또한 단독 외출이 가능한 장애인이 단독 외출 불가 장애인 대비 근력이 높고, 길이·너비 관련 인체치수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들이 사용하는 휠체어 종류(중복응답)는 수동휠체어가 86.1%(273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전동휠체어 35.3%(112명)가 뒤를 이었다.
수동휠체어 사용자 중 79.1%(216명)와 전동휠체어 사용자 중 70.5% (79명)은 사용 휠체어에 대해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휠체어 사이즈와 관련한 불편 사항으로는 좌판 너비 21.1%(67명), 등받이 높이 16.4%(52명), 발판 높이 12.9%(41명) 등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휠체어 사용으로 인해 불편을 느끼는 신체부위는 엉덩이 31.9%(101명), 어깨 19.6% (62명), 팔 14.5%(46명), 허리 10.7%(34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김대자 국표원장은 "이번 조사는 장애인을 위한 제품·공간·서비스 설계에 직접 활용 가능한 기초데이터를 확보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장애인 접근권 개선을 위해 확보된 인체 데이터가 휠체어, 보조기기뿐만 아니라 승강기, 버스정류장 등 더 다양한 제품과 시설에 적용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표원은 향후 실시될 9차 인체치수 조사 사업에서는 장애 유형을 더 다양화하고, 조사 대상을 늘릴 계획이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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