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 속 국내 3사 점유율 확대…중국 의존도 낮추기는 숙제
현지 생산시설 선점해 관세 자유로워…운용중인 공장 라인 효율화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미국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한 관세 부과를 단행하면서 K-배터리의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던 중국 배터리의 미국 진입 장벽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선제적으로 투자했던 현지 생산 시설의 효율화를 통해 격차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배터리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22일 배터리업게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중국 견제를 감행해 K-배터리의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 아직 광물 등에 있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숙제로 거론되나 미국 시장 내에서는 점유율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시장 내 배터리 점유율 상위 10개의 업체는 중국과 한국 일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1위는 중국의 CATL이 약 34%의 점유율을 하지하고 있으며 BYD(비야디)는 15%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6%로 CATL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6%와 5%를 기록하면서 각각 5위와 6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국내 3사의 EV(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올해 7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같은 기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의 배터리 공급을 통해 8%의 점유율로 4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글로벌을 비롯해 미국 내 배터리 시장이 K-배터리와 중국업체들이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관세로 인한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ESS 및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해 25~64.9%의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LFP(리튬, 인산, 철)배터리를 통한 저렴한 가격을 토대로 글로벌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왔다. 관세가 부과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하락해 K-배터리가 경쟁력이 상승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90%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산 배터리가 관세 부담으로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대체 공급처로 국내 배터리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삼원계 배터를 주력으로 삼으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안정성에서도 입증이 끝난 상태다.

아울러 IRA(인플레이션 방지법)부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성이 국내 업체들에게 현지 생산 거점을 선점할 수 있었다는 것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IRA의 폐지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나 폐지되지 않을 경우 AMPC(첨단세액공제)등에 따른 보조금과 정책적인 지원은 K-배터리의 우군이 될 전망이다. 또한 국내 3사는 주요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과의 JV(합작공장)을 비롯해 단독 공장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에서 현지 생산을 하는 동시에 관세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GM(제너럴모터스)와 포드 등의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의중이 미국에 들어와 생산하라는 취지인만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공장의 효율적인 운용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바이든 정부에서부터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 충분히 생산시설을 확보해놨기 때문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4월부터 미시간 공장에서 ESS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삼성SDI도 2027년부터 미국에서 ESS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트럼프 정부가 던지는 메시지로 인해 투자를 늘려야한다고 하지만 공장을 짓는 것에 소요되는 시간과 절차를 고려하면 임기와 맞물리지 않는다"며 "오히려 현재 가동하거나 준공을 앞둔 공장들을 ESS와 같은 라인업으로 효율화해 운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정책 방향성이 워낙 변수인 만큼 상황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해야겠으나 중국의존도를 줄이는 숙제와 중국업체들이 미국에서 제약이 걸린 상황 속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을 병행해야할 시기"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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