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은행이 5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내 집 마련을 앞둔 예비 대출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 금리의 연이은 하락으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거듭 하락 조정을 받은 까닭인데, 현재로선 고정형이 금리·한도 면에서 여전히 유리한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하는 주담대 상품 금리는 여전히 고정형이 변동형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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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5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내 집 마련을 앞둔 예비 대출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 금리의 연이은 하락으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거듭 하락 조정을 받은 까닭인데, 현재로선 고정형이 금리·한도 면에서 여전히 유리한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날 5대 은행이 판매 중인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5년물(금융채 5년물 기반) 상품의 금리는 연 3.48~5.28%로 집계됐다. NH농협은행의 'NH모바일주택담보대출'이 연 3.48~5.28%, 신한은행의 '신한주택대출(아파트)'가 연 3.53~4.84%, 하나은행의 '하나원큐주택담보대출(혼합)'이 연 3.618~4.418%, KB국민은행의 'KB 주택담보대출'이 연 3.64~5.04%, 우리은행의 '우리WON주택대출'이 연 3.85%부터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는 6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변동형 주담대 대비 압도적으로 낮은 수치다. 이들 은행의 동일 주담대 상품을 신규코픽스 6개월물(금융채 6개월물 포함)을 준거금리로 산정할 경우 주담대 금리는 연 3.93~6.28%에 육박했다. 고정형 대비 금리하단은 약 0.45%포인트(p), 금리상단은 약 1.00%p 높은 셈이다. 구체적으로 농협은행이 연 3.93~6.28%, 신한은행이 연 4.09~5.40%, 국민은행이 연 4.19~5.59%, 하나은행이 연 4.385~5.185%, 우리은행이 연 4.64%부터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처럼 고정형 상품이 변동형 상품보다 낮은 금리를 자랑하는 건 주담대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신규코픽스 6개월물 금리보다 낮은 까닭으로 해석된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은행채) 5년물(AAA) 평균금리는 지난 21일 2.732%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18일) 2.769% 대비 약 0.037%p 하락한 수치다. 5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28일 3.000%를 기점으로 지난달 말까지 3% 위아래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이달 1일 2.973%를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최근 2.7%대까지 내려왔다.
반면 신규코픽스 6개월물 금리는 6개월 연속 하락세에도 불구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은행연합회가 고시한 신규코픽스 금리는 지난 3월 기준 2.84%로 직전 2.97% 대비 약 0.13%p 하락했다. 빠른 속도로 코픽스 금리가 내려오고 있지만 금융채에 견주면 전날 기준 약 0.11%p 이상 높은 실정인 셈이다.
준거금리보다 더욱 크게 작용하는 건 은행들의 차별적인 가산금리 부과, 우대금리 축소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6개월물보다 5년물에 가산금리를 더욱 낮게 배정하는 한편, 우대금리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실제 은행들이 판매하는 주담대 상품의 준거금리와 가산금리를 각각 살펴본 결과, 준거금리가 꽤 내려왔음에도 불구 가산금리가 대부분 2%p 대를 형성했다. '
동일 상품을 고정형·변동형으로 나눠 가산금리를 살펴보면 농협은행이 고정형 2.25%p 변동형 2.75%p, 신한은행이 고정형 2.08%p 변동형 2.56%p, 국민은행이 고정형 2.25%p 변동형 2.75%p, 하나은행이 고정형 1.690%p 변동형 2.502%p, 우리은행이 고정형 1.08%p 변동형 1.80%p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5대 은행 모두 고정형보다 변동형에서 가산금리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금리 측면에서 고려하면 고정형이 변동형보다 더욱 유리한 셈이데, 대출한도를 고려해도 고정형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현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치를 시행 중인데, 오는 7월부터 이를 3단계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스트레스 DSR는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실 대출금리와 무관하지만 스트레스 금리 부과로 대출한도는 결국 줄어들게 된다. 현행 2단계에 따라 수도권 지역에는 1.2%p(기존 0.38%p)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 중인데, 오는 7월부터는 1·2 금융권 전체 금융사에서 취급하는 주담대와 신용대출 및 기타대출에 대해서도 스트레스 금리가 1.5%p로 상향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1조 4000억원 증가를 기록해 2월 3조 3000억원 증가 대비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달 분위기는 정반대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여파로 주택 거래량 증가와 함께 주담대가 시차를 두고 본격 반영됐고, 한동안 감소 양상을 보였던 신용대출이 1조원 넘게 증가한 까닭이다. 지난 17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41조 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738조 5511억원 대비 약 2조 4998억원 불어난 수치다. 영업일을 기준으로 보면 약 2주 만에 전월 증가액 1조 7992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앞서 금융당국도 지난 2월 서울 일부 지역의 규제 완화 이후 부동산 거래 증가로 인한 주담대 승인물량이 아직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 9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3월 부동산 규제 재시행 이전 활발하게 이뤄진 주택거래는 다소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통계에 반영되는 만큼, 4월 이후가 향후 가계대출 관리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으로의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국토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면밀히 살펴보고, 금융권과 함께 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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