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돌파하는 등 당선 유력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국내 증시 역시 강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 3~5회씩 연달아 상한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속출하는가 하면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 급락한 상지건설 사례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분주하게 시장경보를 발령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실전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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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돌파하는 등 당선 유력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국내 증시 역시 강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2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방향성을 잃고 잠시 횡보 중인 가운데 다시금 테마주 장세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가 아닌 중소형 테마주들에 차례로 수급이 들어오는 소위 ‘단타형’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조기 대선이 오는 6월3일로 확정되면서 이와 같은 흐름에 더욱 불을 지핀 형세가 됐다. 특히나 현시점 가장 압도적인 지지율을 획득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와 관련된 테마주나 정책주들은 그 어느 때 못지 않게 폭발적인 수급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이달 18일을 기준으로 한 달간 시장경보 상위 50개사 중 21개사가 정치테마·정책테마주였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덜어지기 시작한 지난달 하순부터 오리엔트정공 등 인맥주들에 서서히 수급이 들어오더니 상지건설의 경우 지난 2일부터 급등을 시작해 불과 12거래일 만에 약 1270% 폭등했다.
이달 초만 해도 3165원이었던 주가가 4만3400원까지 뛴 셈인데, 주가를 끌어올린 주체는 역시나 개인들로 이 기간 상지건설을 23억원어치 사들였다. 10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결국 지난 18일 장중 5만6400원을 찍은 주가는 그때부터 돌연 방향을 바꿔서 폭락세가 시작됐다. 이날 오후 2시경 주가는 3만원 전후로, 고점에 물린 투자자라면 며칠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유사한 사례는 이재명 대표가 소위 'AI 공약'을 발표한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관련주로 손꼽힌 DSC인베스트먼트와 포바이포를 필두로 '세종시 이전' 공약에 계룡건설에 엄청난 수급이 몰리고 있다. 거래소 측은 분주하게 이들 종목에 투자주의‧투자경고 등의 사인을 주고 있지만 테마 장세에서 이는 오히려 ‘테마주 공식 인증’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비정상적인 폭등 장세의 흐름은 회사 측에서 전환사채(CB) 공시를 내는 등의 계기로 돌연 흐름이 바뀌곤 한다. 상지건설의 경우 지난 18일부터 주가가 꺾이기 시작했는데, 결국 같은 달 21일 230만주의 CB 물량이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폭등 장세가 끝난 상태다. 형지글로벌도 지난 18일 약 200만주의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전후로 연일 주가가 내리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한 이와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나 국민의힘 내부 경선이 끝나고 본격적인 양강 구도가 형성되면 뉴스 하나하나에 장세가 엇갈리는 전형적인 정치 테마주 흐름이 펼쳐질 전망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한 상황에서 테마주 장세가 시작되면서 급등락 폭이 훨씬 커졌다”면서 “비이성적인 장세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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