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44조4078억원·영업이익 3조6336억원…전년비 각각 9.2%·2.1% 증가
완성차부터 철강까지 관세 대비…현지화 전략·공장 효율화 본격 추진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가 미국의 고율 자동차 관세 압박과 판매 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와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는 관세를 비롯한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전사적 관세 대응 TFT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4일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4조4078억 원, 영업이익 3조633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조4646억 원, 3조3822억 원으로 집계됐다.

   
▲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글로벌 판매 0.6% 감소…친환경차 판매는 38.4% 급증

현대차는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0.6% 줄어든 100만1120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산공장 셧다운에 따른 기저효과로 4.0% 증가한 16만6360대를 기록했고,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 판매가 1.1% 증가했지만 유럽과 신흥국의 수요 둔화로 전체 판매는 1.4% 감소한 83만4760대에 그쳤다.

반면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8.4% 증가한 21만2426대를 기록하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판매는 13만7075대, 전기차는 6만4091대로 집계됐다. 북미에서는 SUV 하이브리드 수요 확대에 힘입어 하이브리드 판매가 전년 대비 43% 증가했고, 유럽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61.1% 급증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44조4078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조6336억 원으로 2.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8.2%를 기록했다. 북미 시장의 판매 호조와 더불어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53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4% 상승했으며, 약 2조 원 규모의 환율 효과가 반영됐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역대 최대 수준의 하이브리드 판매와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컨센서스와 연간 가이던스 영업이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며 "높아진 산업 인센티브 환경과 투자 확대 기조 속에서도 수익성을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 북미 관세 대응 'TFT' 출범…"전 영역 걸친 종합적인 대응 필요"

현대차는 최근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국가 간 무역갈등 심화 등으로 인해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경영활동에 중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단순한 외부 변수에 기대기보다는 내부 역량을 강화해 주도적으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북미 관세 대응을 위해 TFT를 발족하고, 전사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한 상태다. 이 부사장은 "완성차는 물론 부품, 철강, 알루미늄 등까지 포괄하는 관세 부과가 예상되는 만큼 서플라이 체인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알라바마 및 조지아 공장의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고, 부품 소싱·물류를 포함한 미국 현지화 전략을 수립해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익성 기반의 거점별·차종별 생산과 판매 최적화 전략을 바탕으로,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투자 우선순위와 효율성 중심의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이번 관세 이슈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기초해 올해 1분기 보통주 배당금을 전년 동기(2000원) 대비 25% 증가한 주당 2500원으로 책정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2023년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에 근거해 '발행주식 1% 소각'과 2024년 매입한 '자기주식 소각'을 동시에 실시하는 주주환원 방안도 발표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