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며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축은행 인수로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금융계열사 구색을 갖추고 SBI홀딩스와의 파트너십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일본 SBI홀딩스와 SBI저축은행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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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교보생명 제공 |
교보생명은 내주 이사회를 열고, 일본 SBI홀딩스의 지분 30%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서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결의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향후 1~2년에 걸쳐 지분을 50%까지 확대해 SBI저축은행의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SBI저축은행 경영권 인수에는 1조원 안팎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4조289억원으로 저축은행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으면서 저축은행 업권이 3974억원의 적자를 본 상황에서도 지난해 80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건전성도 양호하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연체율은 4.97%로 업계 평균(8.52%)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 2·3위사인 OK저축은행(9.05%), 한국투자저축은행(8.13%)과 비교해도 낮다.
교보생명은 지분 인수를 위한 금융당국 승인 절차도 진행할 계획이다. 저축은행의 지분 10% 이상을 인수하려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및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 SBI저축은행의 지분은 100% 모회사인 일본 SBI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는 향후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2월 정기이사회에서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을 공식화했다. 교보생명의 목표는 올해 상반기 중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전환 인가를 신청하고,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말까지 금융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그동안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금융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교보증권 외에 수신기능을 갖춘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손해보험사 인수를 검토해왔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금융계열사를 다양화해야 하지만 현재 교보생명은 교보증권과 자산운용사인 교보자산신탁, 교보악사자산운용 정도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번 지분 인수로 교보생명과 SBI홀딩스 간 협력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BI홀딩스는 2007년 교보생명 지분을 약 5%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교보와의 협력을 확대해왔다.
SBI홀딩스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교보생명 측의 백기사 참여를 결정했다. 어피너티가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하며 지분율을 9.3% 수준으로 확대한 바 있고, 이를 2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2019년에는 교보생명과 SBI홀딩스가 컨소시엄을 꾸리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디지털금융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하는 등 전략적 협력을 이어왔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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