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순매도 기간 2위…순매도액도 코로나 당시 이어 2위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에도 코스피를 10조 원 가량 순매도해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은 30% 초반에 머물렀다. 이는 실적과 관세와 같은 불확실성이 시장 투자 우려요소가 점차 해소되면서 외국인들의 복귀 시점이 주목된다.

   
▲ 코스피 지수가 1% 가까이 상승한 채로 이번 주 거래를 끝냈다./사진=김상문 기자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9조7983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번 달이 3일 남은 가운데 거래에서 극적인 반전이 없을 경우 외국인은 9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해 월간 순매도 규모가 역대 2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외국인의 코스피 월간 순매도액 역대 1위는 코로나19 사태 2020년 3월의 12조5550억 원이다.

또한 이번에는 순매도 기간으로도 역대 2위 기록이다. 앞서 외국인의 역대 최장 순매도 기간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7년 6월부터 2008년 4월까지로 총 11개월이다.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에서 유출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말에는 코스피 시가총액 중 외국인 지분율은 36.65%였다. 하지만 지난 24일 기준으로 외국인 지분율은 31.52%로 하락해 2023년 8월 30일 이후 최저치다.

해당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38조9354억 원이다. 이중 24조4349억 원이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순매도 2위인 현대차의 2조888억 원의 12배에 가깝다.

56.48%였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현재 50.00%다. 지난 2월의 경우 50% 이하로 하락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정책 속에서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반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매수 전환이 필요하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관세 관련 협상 진전 소식 및 1분기 실적 시즌 호조, 환율 하락 및 외국인 수급의 저점 가능성 등이 긍정적"이라며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 강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달 19거래일 중 미국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한 직후인 지난 10일(3286억 원 순매수)과 25일(6146억 원)을 제외한 17거래일 동안 순매도했다.

지난 7일 2조 원대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이달 초중순에는 1조 원대를 오가던 일일 순매도 규모가 월말로 가면서 1000억~2000억 원대로 줄어들었다.

이런 외국인 주식 매도 추세는 한국 자산에 있어 기피 현상으로 보이나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원화 채권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달러가 엇갈리는 이례적 현상에 미국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부각됐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금리 인하 기대가 있는 한국의 원화 채권 수요가 강해졌다"며 최근 외국인 자금 흐름을 안전자산 선호로 해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선호 심리 회복 시 한국 증시로 자금 복귀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외국인 수급 회복 전제의 투자 전략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재개는 여부가 아닌 시간 문제고 현시점에서 외국인이 수급의 키를 쥐고 있다"며 "이들이 한동안 매도세로 일관했던 상사, 자본재, 조선 등에 순매수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미뤄보아 외국인은 이번 실적발표 기간에서 이익 가시성이 높은 수주 중심의 산업군에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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