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올해 1분기 한국경제가 내수부진의 영향으로 세 분기만에 또다시 뒷걸음질치면서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의 고강도 관세정책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이 상당폭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필요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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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선 내수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2분기를 지나며 미국의 관세부과 영향에 따른 수출 상황이 한국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국은행이 5월을 포함해 8월과 11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2월 내놓은 전망치(0.2%)보다 0.4%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24년 2분기(-0.2%) 이후 3분기 만이다. 계속되는 내수 부진 속에 수출‧수입 등 대부분 분야가 부진했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1.1%, 2.0% 줄었고,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도 각각 0.1%씩 낮아졌다. 건설투자는 3.2%, 설비투자는 2.1% 감소했다.
통상여건 악화로 향후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1.5%)도 하향 조정이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라 미래를 지금 얘기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1분기 역성장으로 연간 성장률 전망도 기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전망도 어둡다. JP모건이 최근 1.2%에서 0.7%로 낮췄고, 씨티와 노무라도 1.2%를 제시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주요 40여개 IB 등 시장 참가자들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중윗값은 1.4%, 하위 25%는 1.1%다. 기존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됐으며, 높은 불확실성 속에 전망 분포도 넓어졌다.
대부분의 경제·금융전문가들은 당분간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는 등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5월 기준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통화위원 6명은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연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오는 6월 3일 치러질 조기 대선과 미국의 90일 상호관셰 유예가 종료되는 시점 등을 고려해 경기상황을 살펴본 뒤 금리를 조정할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물가가 많이 안정돼 이자율은 인하 트렌드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최종적으로 얼마로 낮출지, 어느 속도로 낮출지는 금융시장, 경제상황 등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부진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하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가 이자율을 안 낮추는 것처럼 말하는데 (계속) 낮추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빨리 갈 수 만은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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