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28일 장중 9만6500원까지 질주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한화오션 주가가 2대 주주 한국산업은행의 지분매각 블록딜 소식과 함께 급락하고 있다. 오는 6월 6일 임기가 만료되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말 '결단'에 개인주주들의 원성도 불가피하게 커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이번 이슈로 인해 조선주와 방산 섹터에까지 영향이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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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장중 9만6500원까지 질주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한화오션 주가가 2대 주주 한국산업은행의 지분매각 블록딜 소식과 함께 급락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2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한화오션 지분 매각에 나선다는 소식과 함께 주가에도 큰 충격이 오고 있다. 산은이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것은 2000년 출자 전환을 통해 한화오션 전신인 대우중공업 지분을 확보한 지 25년 만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한화오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수요예측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한화오션 보유 지분은 5973만8211주로 전체 주식의 19.5% 비중이다.
이번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지분을 쪼개 복수의 수요처에 매각할 계획이다. 이는 통매각 시 수요처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있지만, 이 경우 매수자가 한순간에 한화오션 2대 주주로 등극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오션의 최대 주주는 지분 23.14%를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화그룹 지분율은 46.28% 수준이다(작년 말 기준).
주가는 크게 조정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장중 9만6500원까지 치솟았던 상황이 무색하게도 이날 오후 2시를 전후로 주가는 7만8000원선 주변에서 맴돌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결정이 주가 고점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 셈이다.
소액주주들 입장에선 미국 ‘관세전쟁’ 여파에도 아랑곳 없이 치솟았던 조선 대장주 한화오션 주가에 예상치 못한 악재가 들이닥친 셈이다. 최근 조선 섹터는 비단 조선 분야에만 그치지 않고 방산 섹터로까지 연결시켜 생각하는 추세라 관련 섹터 전반에까지 주가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회사의 실적이나 수익창출 능력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길게 보면 주가가 다시 방향을 위로 잡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조치를 가볍게 볼 수는 없다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iM증권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산업은행의 한화오션 주식 매각으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이 있다’는 분석과 함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매도 리포트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국내 업계 특성상 이는 사실상의 매도 의견을 낸 것이나 다름 없는 조치로 이해되고 있다.
변용진 연구원은 "최대 주주 및 산업은행, 국민연금 등을 제외하면 (한화오션의) 실질 유통물량은 26.8% 수준이므로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은 유통물량을 늘려주는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면서도 "주가 측면에서는 당분간 지분 19.5%라는 오버행 부담이 주가를 짓누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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