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증권사 수혜…ETF 실시간 투자 등 매력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퇴직연금 자금을 이동시키는 고객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가운데 업계 경쟁 구도가 미래에셋증권 '1강'을 필두로 하면서 2위 싸움 역시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국내외 증시가 강한 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연금 계좌로의 유입은 지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 퇴직연금 자금을 이동시키는 고객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가운데 업계 경쟁 구도가 미래에셋증권 '1강'을 필두로 하면서 2위 싸움 역시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입자가 기존 상품을 유지하면서 금융사를 옮길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증권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 실물이전 제도는 애초부터 증권사들이 최고 수혜업종이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금융감독원 퇴직연금사업자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432조9843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 중에서 금융기관별 적립금 규모는 은행권이 전체의 52.9%인 228조9986억원으로 여전히 최다 비중이다.

다만 2위인 증권사와의 격차는 점점 줄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 분기 대비 3.5%(107조6188억원) 불어 은행권 성장률인 1.4%에 비하면 성장세가 훨씬 가파르다.

특히나 대형사들의 스퍼트가 두드러진다. 투자상품이 다양하고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며 시스템 확립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하듯 퇴직연금으로 실시간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은행 대비 장점으로 손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에만 1조3276억원 넘는 적립액 증가를 기록하는 등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증가액을 나타냈다. 삼성증권(9206억원)과 한국투자증권(8664억원) 등도 브랜드 파워에 기반한 경쟁력을 확보해 1분기 적립금 순증액 상위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퇴직연금 판매잔액을 기준으로 해도 미래에셋증권의 약진이 돋보인다. 미래에셋의 올해 1분기 판매잔액은 30조52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조원이 급증했다. 특히 개인형 퇴직연금(IRP) 잔액이 약 1조원 정도 불었다.

2위로는 현대차증권의 이름이 올라있어 눈에 띈다. 현대차증권의 올 1분기 판매잔액은 17조3492억원으로 전 분기(17조5151억원) 대비로는 소폭 감소했다. 이는 작년 연말 계열사 퇴직자들의 증가로 확정급여(DB)형이 약 5000억원 정도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4분기 15조8145억원 수준이었던 판매잔액을 올해 1분기 16조6812억원까지 끌어올리며 2위 싸움에 불을 지폈다. 삼성증권 역시 적립금을 16조3063억원까지 불리며 한국투자증권‧현대차증권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당분간은 여러 측면에서 2위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았는데도 연금 계좌로의 자금 유입은 꾸준한 편”이라면서 “지나치게 정체돼 있었던 퇴직연금 뭉칫돈이 조금씩 활기를 갖고 움직이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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