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KG모빌리티(KGM)가 글로벌 시장 확장을 통해 10년 만에 연간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KG그룹 편입 이후 강화된 해외 사업 전략과 현지 밀착형 마케팅이 시너지를 내며 꾸준한 성장세 기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KGM은 이 같은 흐름을 기반으로 올해 '수출 9만 대 체제' 구축을 목표로 글로벌 확장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GM은 지난해 총 6만2378대를 수출해 2014년(7만2011대) 이후 10년 만에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2021년 2만8133대에 불과했던 수출량은 2022년 4만5294대(61% 증가), 2023년 5만2754대(16.5% 증가), 2024년 6만2378대(18.2% 증가)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수출은 1만7825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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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에서 세 번째)지난해 8월 글로벌 판매 물량 증대와 현장 경영의 일환으로 튀르키예를 방문한 곽재선 KGM 회장이 대리점과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GM 제공 |
KGM의 이 같은 성과는 KG그룹에 편입된 이후 곽재선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글로벌 전략의 결과물이다. 곽 회장은 주요 시장에서 현지 딜러 및 미디어와 직접 소통하며 브랜드 신뢰도 제고에 나섰고, 제품 론칭 및 시승 행사를 통해 토레스와 토레스 EVX 등 주력 차종의 존재감을 확대했다. 실제로 토레스 EVX는 2023년 첫 수출 이후 불과 1년 만에 7808대가 판매되며, 전기차 수출 확대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 SUV 주력 라인업 집중…토레스·렉스턴 스포츠 칸 비중 확대
지난해 수출 실적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중심의 라인업이 견인했다. 티볼리, 코란도, 토레스,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칸, 토레스 EVX 등 6개 차종이 전체 수출의 약 92%를 차지했다. 특히 토레스는 2023년 9847대에서 2024년 1만960대로 증가하며 대표 수출 모델로 자리 잡았다. 렉스턴 스포츠 칸 역시 지난해 1만1155대가 수출되며 견고한 판매 흐름을 이어갔다.
전기 SUV 토레스 EVX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2023년 687대에 불과했던 수출은 1년 만에 7808대로 급증해 1000%를 웃도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KGM은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 빠르게 진입했으며, 전동화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KGM은 토레스·액티언 하이브리드, 무쏘 EV 등 전동화 모델 출시하며 전기차 캐즘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티볼리는 8395대, 코란도는 1만686대, 렉스턴은 7260대가 수출되며 수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유지했다. KGM은 SUV 중심의 제품 전략을 지속하는 한편, 각 시장 수요에 최적화된 트림 구성과 가격 전략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 중동·CIS 중심 신시장 급성장…수출국 다변화 본격화
지역별로는 동유럽·CIS(독립국가연합),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가 나타났다. 지난해 동유럽 및 CIS 수출은 1만9206대로 전년 대비 42.6% 증가하며 전체 수출의 30.8%를 차지했다. 중동과 아프리카는 1만5700대를 수출해 100.8% 급증하며 KGM의 새로운 핵심 시장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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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KGM 토레스 호주 론칭 및 딜러콘퍼런스 전경./사진=KGM 제공 |
국가별로는 튀르키예가 전년 대비 155.8% 증가한 1만1121대를 기록해 단일 국가 기준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이스라엘은 1769대가 수출돼 487.7%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헝가리(1만848대), 스페인(5697대), 영국(4127대), 칠레(3747대) 등도 고른 실적을 거두며 시장 다변화를 이끌었다.
반면 서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각각 8.7%, 38.3% 감소하며 다소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KGM은 이에 대응해 하반기부터 지역별 유통망을 재정비하고, 맞춤형 제품 라인업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반등 기회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 수출 9만 대 체제 본격 가동…현지 생산·딜러망 전략 병행
KGM은 2025년 판매 목표를 지난해 대비 23.4% 증가한 13만5000대로 잡고, 수출 목표는 전년 대비 46.7% 증가한 9만 대로 설정했다. 수출 비중은 2024년 57%에서 올해 68%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해외 시장 성장세가 KGM의 중장기 목표 달성과 경영 정상화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제품 다양화와 가격 경쟁력 제고는 물론, 현지 생산·딜러망 강화 전략이 병행된다. 9월에는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두바이에 해외 사무소를 신설하고, 현지 파트너와의 접점을 넓혀 유통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생산 측면에서는 사우디 SNAM 공장이 2월부터 설비 가동을 시작했으며, 오는 6월부터는 본격적인 조립 생산에 돌입한다. 이 외에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페루, 방글라데시 등에서 KD(부품 수출 후 현지 조립) 방식의 사업도 확대된다. KGM은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 유연성을 확보하고, 수출 구조 안정화 및 경영 정상화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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