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 HEV' 시승기
서울·경기 도심 일대 150km 주행⋯평균 연비 15.3km/L
정숙함 속 민첩한 움직임⋯EV·엔진 전환 매끄러워
'움직이는 거실'⋯스테이 모드·실내 V2L 기능 탑재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의 대형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가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왔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외관부터 실내 구성, 주행 감성, 안전·편의 사양까지 전방위적인 진화를 이뤄냈다. 

특히 이번에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최초로 적용되며 연비와 성능이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여기에 전기차에서나 가능했던 '스테이 모드', '실내 V2L' 같은 기능까지 더해져 일상은 물론 여가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이동 경험을 선사한다.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최근 팰리세이드를 타고 서울·경기 일대를 약 150km가량 주행했다. 시승차는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외관은 가솔린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2세대 모델은 팰리세이드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계승하면서도 더욱 견고하고 고급스럽게 다듬어졌다. 웅장한 실루엣은 유지하면서도 전·후면의 조형 요소는 새롭게 구성돼 ‘존재감’과 ‘세련미’를 모두 잡았다.

전면은 수직형 주간주행등(DRL)과 대형 수평 그릴이 조화를 이루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다. DRL은 전기차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미래지향적 감성을 더하고, 가로로 길게 뻗은 그릴은 차체를 더 넓고 강인하게 보이도록 연출한다.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측후면./사진=김연지 기자

측면은 이전보다 더 길어진 차체가 드러내는 여유와 위압감이 인상적이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 두툼한 C필러, 도어 하단 크롬 가니시 등이 조화를 이루며 대형 SUV다운 중후함을 보여준다.

후면은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이다. 수직형 테일램프와 수평형 리어램프의 조합은 전면부와의 통일감을 주고, 중앙 PALISADE 레터링과 블랙 디퓨저는 절제된 고급감을 더한다. 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머플러 팁은 하이브리드 SUV 특유의 정숙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트렁크./사진=김연지 기자

실내 공간은 수평적 레이아웃을 구현해 한층 더 세련되고 아늑한 느낌으로 진화했다. 대시보드와 분리된 형태의 아일랜드 타입 센터콘솔은 넓은 개방감을 선사하며 고급스러운 나파가죽 시트, 스웨이드 마감이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기어노브가 칼럼식으로 변경되면서 센터 공간의 실용성이 강화됐다. 기존 위치에는 C타입 USB 충전포트, 2개의 대용량 컵홀더, 하단 수납공간, 양문으로 개방되는 콘솔박스 등이 자리했다. 2열에는 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다이내믹 바디케어 시트가, 3열에는 슬라이딩 기능과 전용 공조 시스템이 제공돼 탑승자 모두에게 편안한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1열 인테리어./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시동을 걸면 계기판에 'READY' 표시만 뜰 뿐 엔진은 작동하지 않는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2톤이 넘는 차체가 전기차처럼 조용하고 부드럽게 움직인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면 EV 모드로 조용하게 속도를 높이며, 더 깊게 밟으면 육중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민첩하고 강한 반응이 인상적이다.

고속 합류 구간이나 추월 상황에서도 부족함 없는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이는 P1+P2 병렬 구조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이다. P1 모터는 시동·발전·구동보조를, P2는 본격적인 주행과 회생제동을 맡는다. 두 모터가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작동하며, 엔진과의 전환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매끄럽다.

노면의 진동이나 소음도 실내로 거의 유입되지 않는다. 팰리세이드는 고속 주행 중에도 정숙함과 편안함을 유지하며, 큰 차체로 인한 부담 없이 부드러운 회전과 안정적인 차체 자세를 보여준다.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스테이모드 사용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차량에 탑재된 게임./사진=김연지 기자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E-라이드' 기술이 차체의 들림을 억제하고, 곡선 도로에선 'E-핸들링'이 무게중심을 조절해 롤링을 최소화한다. 고속 코너에서도 팰리세이드는 차체의 기울어짐 없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고, e-DTVC(토크 벡터링) 기능이 더해져 조향 반응도 자연스럽다. 여기에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랙 타입 전동 스티어링(R-MDPS)까지 더해져 대형 SUV임에도 민첩한 주행 감각을 구현했다.

시승 후 실제 연비는 약 15.3km/L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연비(14.1km/L)를 웃도는 수준이다. 가솔린 2.5 터보 모델의 복합연비는 9.7km/L(도심 8.5, 고속 11.6)다. 성능과 효율 모두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형 SUV의 정숙함이 주는 평온함은 차를 '운전하는 공간'을 넘어 '머무는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정차 중에도 공조 및 미디어 사용이 가능한 '스테이 모드'를 지원한다. 목적지 도착 약 2km 전부터 자동으로 배터리를 충전해 최대 1시간가량 무시동 대기가 가능하다.

   
▲ 디 올 뉴 팰리세이드에서 무선충전 하는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양문으로 개방되는 콘솔박스./사진=김연지 기자

실제로 시승 중 잠시 대기하며 스테이 모드를 사용해 음악을 듣고, 차량에 기본 탑재된 '벽돌깨기', '타워 디펜스' 같은 미니게임을 즐겨봤다. 대기 시간에 소소한 즐거움을 더하며 마치 '움직이는 거실'에 있는 듯한 편안함이 인상적이었다.

팰리세이드는 차 내부에서 220V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실내 V2L 기능도 제공한다. 캠핑, 업무, 차박 등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며, 출력도 전기차 수준(최대 3.6kW)을 자랑한다. 이 외에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지문 인식 시동, 스트리밍 앱 지원 등 최신 디지털 기능이 대거 탑재됐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만큼 조용하고, 최신 기술과 편의 사양까지 두추 갖췄다. 대형 SUV를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지금 가장 현실적이고 진보적인 해답일 것이다. 2.5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9인승 △익스클루시브 4982만 원 △프레스티지 5536만 원 △캘리그래피 6186만 원이며, 7인승  △익스클루시브 5068만 원 △프레스티지 5642만 원 △캘리그래피 6326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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