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 국내 최초 양극재 공장 설립…연말 완공 및 가동 기대
인도네시아서 니켈 제련소 지분 인수해 IRA 공급망 규제 대응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에코프로가 인도네시아와 헝가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양극재 시장에서 인프라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재료 확보부터 현지 생산,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까지 에코프로의 전략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사진=에코프로


5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해외에 양극재 공장을 설립하고 니켈과 같은 핵심 광물 자원 확보를 통해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다. 올해 회복세를 보인다고 밝힌만큼 중장기적인 사업 체계를 통해 대외적인 경영 리스크에도 대응하겠다는 방안이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에 중국 GEM,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다난타라와 합작해 통합 양극재 생산 법인을 설립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현지에서 니켈 제련,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까지 밸류체인을 일원화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매장국 중 하나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니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힌다. 

에코프로는 GEM이 운영하는 니켈 제련소의 지분을 인수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글로벌 공급망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에코프로는 2026년 말까지 1단계로 연 5만 톤, 중장기적으로는 연 20만 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체제를 인도네시아 현지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지에서 저렴한 원재료를 직접 조달하고 생산 원가를 대폭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GEM과의 협업을 통해 하이니켈 등 첨단 소재 기술력도 강화할 수 있다는 것도 기대 요소 중 하나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원재료부터 전구체, 양극재까지 수직계열화된 밸류체인 구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원가와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헝가리에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양극재 공장을 지어 고객사 대응에 나선다. 에코프로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헝가리 데브레첸시에 약 9700억 원을 투자해 연 10만8000톤(전기차 약 135만 대 분량)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해당 공장은 올해 연말에 완공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양극재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헝가리는 에코프로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 SK온 등 주요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공급망 효율성과 고객 대응 측면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는다.

특히 에코프로는 헝가리 공장을 합작(JV) 형태가 아닌 단독 공장으로 운영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를 통해 유럽 내 다양한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이 가능해지는 동시에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유럽 현지 생산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함으로써 시장 선점 효과와 장기적 공급 안정성도 기대된다. 에코프로는 북미, 유럽, 국내를 합쳐 2026년까지 연 48만 톤(전기차 약 600만 대 분량)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프로가 인도네시아에서의 수직계열화와 원재료 현지 조달, 헝가리에서의 유럽 시장 현지화 및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할 경우 글로벌 양극재 시장에서 가격, 품질, 공급망 안정성 등 전방위적인 인프라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배터리·자동차 고객사 협상력 △시장 점유율 확대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가 구축 중인 글로벌 생산·공급 인프라는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와 함께 국내 배터리 소재 산업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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