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누적 수출량 972만톤…전년 대비 6.6% ↑
미국 관세 부과 이후로도 수출량 유지…K-철강 경쟁력 입증
향후에도 수출 확대 전략 유지…현지 공략 강화·거점 마련 등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글로벌 수요 부진 속에서도 수출을 확대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를 늘리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철강업계는 앞으로도 해외 판매 확대 전략을 펼쳐 한정된 국내 수요를 극복할 방침이다. 

   
▲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제품./사진=포스코 제공


9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내 철강업체들의 철강 수출량은 972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912만7000톤에 비해 59만8000톤(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년 전 같은 기간 887만4000톤과 비교하면 85만1000톤(9.6%) 늘어난 수치다. 

업계 내에서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속에서도 해외 판매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유럽 등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곳보다는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철강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판매 확대 전략을 펼치면서 얻어낸 성과다. 

실제로 동남아시아로의 수출은 4월 누적 199만5000톤을 기록해 전년 동기 158만5000톤보다 41만 톤(25.9%) 증가했다. 중남미 수출량은 122만6000톤으로 지난해 100만6000톤 대비 22만 톤(21.9%) 늘어났다. 

지난 3월 12일부터 25%의 관세가 시행된 미국 시장에서도 판매량을 유지 중이다. 지난 3월에는 23만9000톤을, 4월에는 23만8000톤을 수출하면서 오히려 관세 부과 전인 1월(20만6000톤), 2월(22만6000톤)보다도 증가했다. 

이처럼 관세 이후에도 미국 수출이 증가한 것은 국내 철강제품이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에너지용 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담에도 미국 수출은 유지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아 시간을 가지고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국내 철강제품은 미국 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어 판매량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앞으로도 수출 확대 전략을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수요는 한정돼있는 만큼 해외에서 점유율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신흥국가 위주의 판매 확대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 수출국을 보다 다양화하고 현지 맞춤형 제품을 통해 수출을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 판매 확대를 위한 생산거점도 마련한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에서 철강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인도에도 연간 50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고로를 건설해 현지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미국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8조5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270만 톤 생산능력을 갖춘 전기로를 건설한다. 포스코도 현대제철의 전기로에 지분 투자를 하면서 철강 빅2가 미국 관세에 협력하기로 했다. 

현지 생산 거점이 마련되면 국내 사업장의 수출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인지도를 높여 인접 국가에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전기로 건설은 관세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지만 국내 사업장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며 “미국에서 생산하게 되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이는 국내 사업장의 수출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