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 2026년 하반기로 앞당겨…블록버스터 제품 기대
비만 치료제 21.1% 성장세…2035년 1049억 달러 성장 전망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급성장에 발맞춰 GLP-1(글루카곤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제약사들은 각각 차별화된 전략과 기술로 비만 및 당뇨 치료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위고비와 같은 GLP-1 기반 치료제가 당뇨 및 비만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면서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만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약품, HK이노엔,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들이 GLP-1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GLP-1 수용체 작용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에 돌입했다. 해당 약물은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장기 지속형 제제다. 글로벌 임상에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 효과를 입증받았으며 심혈관 및 신장 질환 발생률 감소 효과도 확인된 바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평택 스마트플랜트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출시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2026년 하반기로 잡고 연 매출 1000억 원대 블록버스터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국내 비만 환자들에게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 전주기적 관리를 목표로 하는 ‘H.O.P 프로젝트’를 통해 GLP-1 기반 신약 외에도 삼중 작용제(HM15275), 근육량 손실 방지 신약, 경구용 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GLP-1 수용체 작용제 ‘IN-B00009’의 국내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해당 약물은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주 1회 피하주사 형태로 투여되며 비만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또한 기존 리라글루타이드 대비 체중 감소 및 안정성을 임상 2상에서 입증했으며 중국에서 진행된 3상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HK이노엔은 해당 물질의 국내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진출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GLP-1과 GIP(Gastric Inhibitory Polypeptide)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이 신약은 식욕 억제와 지방 연소를 동시에 유도해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저분자 기반 경구용 제제로 개발돼 주사제 대비 복용 편의성과 치료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 대웅제약은 영장류 효력시험 등 추가 연구를 병행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과 라이선싱 아웃 등 다양한 협업도 추진 중이다.

유한양행은 인벤티지랩과 손잡고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장기지속형 GLP-1 계열 주사제 공동개발에 나섰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성분으로 유한양행은 인벤티지랩의 ‘IVL-DrugFluidic’ 플랫폼을 활용해 월 1회 투약이 가능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임상 개발과 상업화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리서치앤마켓이 발간한 2025년 글로벌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8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5년 1049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 평균 21.1%에 달하는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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