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자진 탈당’ 결단 못하면 ‘강제 출당’ 문제로 내분 격화될 전망
김문수 “尹이 잘 판단할 것” 미온적 태도...김용태 “곧 입장 표명”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이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비상계엄 심판론을 부채질하며 대선에 임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관계 단절 문제로 갑론을박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특히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윤 전 대통령 탈당 문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내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탈당을 결단하지 않을 경우 출당 조치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양향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당을) 나가야 한다. 무대에서 끌어내려지기 전에 박수받을 때 떠나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자진 탈당을 촉구했다.

한 초선의원도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이 당으로부터 출당된다면 모양새가 더 안 좋을 것이다”며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탈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만남에서 “윤 전 대통령이 당에 남아 있는 한 비상계엄 프레임을 극복할 방법이 없다”면서 “윤 전 대통령이 당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을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경태 의원은 전날 부산시당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과거를 그냥 두고 미래로 갈 수 없다. 대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야 한다”며 강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의 거취 문제로 우왕좌왕하는 사이 민주당은 비상계엄 심판론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지난 13일 김 후보가 비상계엄에 유감을 표명한 것을 두고 “양 머리 걸고 개고기 팔아 국민 뒤통수친 '양두구육 시즌2'가 아니라면 즉시 당무 지휘권을 발동해 내란 수괴 윤석열부터 출당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본부장은 “윤석열이 보수를 팔아 이권을 챙긴 참칭 보수라면, 김 후보는 보수의 가치가 뭔지도 모르면서 내란 세력과 공모해 극우 기득권을 연장하려는 위장 보수에 불과할 뿐이다”며 비상계엄 심판을 역설했다. 

비상계엄 심판론이 거세짐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을 결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윤 전 대통령의 측근인 서정욱 변호사는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탈당을) 설득 중이다. 오늘쯤 결단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윤 전 대통령 탈당이 이번 선거에서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거취에 대한 잡음이 장기화되면서 국민의힘이 쇄신의 방향성을 두고 강하게 충돌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앞서 김 후보는 전날 윤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에 대해 “도리가 아니다”고 말한 것에 이어 이날에도 “윤 전 대통령이 잘 판단하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출당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당의 쇄신을 책임질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의 출당 요구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당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고 이번 주 안에 정리해서 말하겠다”며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을 경우 당 차원에서 조치를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